북한 간부들이 이른바 ‘국내파’와 ‘해외파’로 나뉘어 치열한 권력 암투를 벌이고 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12일 보도했다.
한 북한 소식통은 RFA와의 통화에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골수 충성분자로 자처하는 당 조직부와 국가안전보위부 요원들이 대외업무를 보는 당·군·외무성 일꾼들을 밀착 감시하고 처벌해 분위기가 살벌하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노동당 조직지도부와 국가안전보위부 등 감시조직을 ‘국내파’로, 노동당 통일전선부와 외무성 등 대외업무 종사자들을 ‘해외파’로 꼽았다. 북한 내부에 이런 공식 파벌은 없지만 김 제1비서 집권 이후 숙청이 잦아지면서 간부들 사이에서 이런 개념이 회자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북한에서 대남·대외업무 담당자들은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대신 정치 생명은 짧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조직지도부나 안전보위부 요원들은 외국에 갈 기회는 없지만 해외파 간부들의 인사권을 쥐고 있어 언제나 ‘갑’의 위치라고 그는 설명했다. 인민무력부 대외사업국 등 다른 조직 소속으로 해외 출장이 잦은 사람도 예외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파에 속한 간부가 외국에서 돌아오면 당과 안전보위부가 “밖에 나가 본 것을 절대 말하지 말라”는 서약을 받고 있으며 해외파는 가족과 친척의 언행에도 신경 써야 하는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소개했다.
김양건 당 대남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이 지난달 숨진 것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고 RFA는 전했다. 제3국에 머무르는 대북 소식통은 “김 비서도 세련된 대남일꾼이었지만 핵실험을 둘러싸고 국내파와의 갈등 과정에서 희생양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北 간부들 국내파-해외파 권력 암투 치열… 美 자유아시아방송 보도
입력 2016-01-12 2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