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겨울나기 사랑의 연탄은행’] “늦잠 대신 봉사활동… 온가족이 뿌듯해요”

입력 2016-01-12 18:25
세발자전거 가족봉사단원들이 지난 9일 서울 노원구 상계4동의 한 마을에서 연탄배달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지난 9일 오전 김남수(42)씨는 아들 경한(13)군과 함께 서울지하철 4호선 당고개역으로 향했다. 이들은 주말 아침 늦잠을 자는 대신 봉사를 택했다. 영하 7도를 밑도는 날씨에도 당고개역 앞은 김씨 부자와 같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들은 ‘세발자전거 가족봉사단’ 단원들이다.

세발자전거 가족봉사단은 서울 영등포구 건강가정지원센터 소속으로 자생적 봉사모임이다. 현재 38가구 150여명이 동참하고 있으며 차상위계층 주거환경개선작업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날은 국민일보와 밥상공동체·연탄은행이 진행 중인 ‘따뜻한 겨울나기 사랑의 연탄은행’ 캠페인에 참여하고자 모였다. 봉사단원들은 회비 120만원을 들여 구입한 연탄 2000장을 기부하고, 80여명이 자원봉사자로 나서 서울 상계4동 10가정에 직접 배달했다. 현재 상계 3·4동에 연탄을 때는 가정은 약 500곳으로 추정된다.

봉사단원들은 개당 3.6㎏짜리 연탄 4∼6개를 지게에 지기도 하고, 1∼3개를 품에 안기도 해서 연탄을 옮겼다. 좁은 골목을 지나 가파른 언덕을 오르느라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지만 웃음을 잃지 않았다.

봉사단 김종진 회장은 “가족들이 함께 봉사활동을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아이들에게 인성교육을 하고, 어려운 이웃을 도와야 한다는 봉사정신도 심어준다”며 “아이들에게는 부모가 봉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살아있는 교육”이라고 말했다. 부모와 함께 참여한 김예진(17)양은 “연탄을 나르느라 어깨가 아파 쉬기도 했지만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보람도 느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작은 정성이지만 어려운 이웃들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내년에는 연탄지원을 조금 더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탄은행 임지영 과장은 “연탄사용 가구에는 혹한기 3개월 동안 연탄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정부 지원을 받지 않고 순수 후원으로 연탄은행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후원자들의 참여가 실질적인 힘이 된다”고 말했다(1577-9044·babsang.or.kr).

글·사진=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