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극 불패’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배우들이 있다. 송일국, 장혁, 신세경이다. 이 배우들 모두 사극에 출연해 시청률에서 실패를 경험해본 적이 없다. 이들이 ‘육룡이 나르샤’(SBS·신세경), ‘장사의 신-객주 2015’(KBS·장혁) ‘장영실’(KBS·송일국)을 통해 사극 불패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육룡이 나르샤는 월화드라마 시청률 1위다(12일 기준 15.7%, 닐슨코리아 제공). 신세경은 육룡이 나르샤에서 지혜롭고 강단 있는 분이 역을 맡았다. 난세에 최대 희생자인 백성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그들에게 힘을 주는 인물인 분이 역을 지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보여주고 있다. 이방원 역의 유아인과 러브라인 또한 담백하게 연기해내면서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신세경이 ‘사극 불패’ 수식어를 얻게 된 것은 이 작품에서다. 이번 작품이 두 번째 사극 주연이기 때문이다. 처음은 ‘뿌리 깊은 나무’(SBS·2011년)에서였다. 뿌리 깊은 나무를 집필한 김영현, 박상연 작가는 육룡이 나르샤 여주인공으로 고민 없이 신세경을 다시 선택했다. 박 작가는 “대본을 쓰면서 신세경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믿고 맡길 수 있는 배우”라고 말했다.
사극은 보통 24부작 이상으로 호흡이 길고 촬영이 고되다. 움직이기에 불편한 옷과 신발, 수염, 상투, 가채 등 의상과 분장만으로도 번거롭다. 야외 촬영이 많아 겨울엔 추위와, 여름엔 더위와 싸워야 한다. 대사를 할 때 톤이나 말투도 현대극과는 다르다. 연기력이 금방 들통 나기 십상이다.
그래서 사극은 배우들이 선뜻 선택하지 못하는 장르다. 하지만 5년 만에 드라마로 돌아온 송일국은 장영실을 택했다. 몸은 고되겠지만 자신 있는 장르로 복귀하면서 ‘삼둥이 아빠’의 색을 완전히 뺄 수 있었다. 장영실은 방송 4회 만에 11%대 시청률을 올리며 ‘애인있어요’(SBS)를 밀어냈다.
장혁은 ‘장사의 신-객주 2015’에서 장삼봉 역을 맡아 극을 안정적으로 끌어가고 있다. 시청률은 11%대로 수목드라마 2위. 이야기가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일부 제기되고 있으나 시청자들은 장혁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쏠쏠한 재미가 있다는 반응이다. 문수정 기자
이 배우들 ‘사극 불패’ 이어간다
입력 2016-01-13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