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북한의 전격적인 4차 핵실험을 예측하지 못한 것은 북한이 시긴트(SIGINT·신호정보) 체계를 전면적으로 바꾼 점이 가장 큰 원인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11일 “북한이 지난해 11월 군 통신 신호체계를 전면적으로 바꾸면서 군의 시긴트 수집체계가 상당기간 무너졌다”며 “이 때문에 그간 북한군의 움직임을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북한은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의 2차 시험발사 실패가 남한의 한 언론에 매우 자세하게 보도된 뒤 시긴트를 전면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정보기관의 대북정보 수집에 상당한 지장이 초래된 것으로 전해졌다.
군 정보 당국은 암호부대와 미국 군사위성 등이 수집하는 각종 음성 및 영상 데이터와 관련된 신호정보를 수집한 뒤 해독해 북한 동향을 파악해 왔다. 한·미 정보 당국이 시긴트에 비중을 둔 것은 북한에 대한 휴민트(Humint·인적정보)가 상당히 부족할 뿐만 아니라 탈북자들이 제공하는 정보도 정확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북한도 우리군이 시긴트에 많이 의존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때문에 우리의 도·감청을 피하기 위해 유선 통신망을 활용하거나 의도적으로 역정보를 흘려 우리 측 능력을 떠보기도 한다. 또 북한은 무선 암호체계나 교신체계 등이 남측에 노출됐다고 판단되면 이를 전격 바꾼다. 군 당국이 바뀐 암호체계나 교신체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걸리고 상당한 비용이 들게 된다. 또 복구될 때까지는 정보 공백이 있을 수밖에 없다. 국방부는 이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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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4차 핵실험 후폭풍] 北, 시긴트 전면 교체 4차 핵실험 예측 못했다
입력 2016-01-11 2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