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60대 한국계 미국인 남성을 간첩 혐의로 추가 억류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CNN은 한국계 미국인 남성 김동철(62·사진)씨가 간첩 행위를 한 혐의로 체포돼 북한에서 투옥 중이라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김씨는 평양에서 이뤄진 CNN 인터뷰에서 “한국 보수층을 대신해 2013년 4월부터 군사 기밀과 스캔들 관련 사진을 촬영하는 임무를 맡았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지난해 10월 전직 북한군으로부터 USB와 사진기를 넘겨받다가 함께 체포됐다고 설명했다.
김씨에 따르면 그는 미국 버지니아주 페어팩스에 거주하다가 2001년 중국 옌볜조선족자치주로 이주한 뒤 무역 회사의 사장으로 일하면서 북한 함경북도 나선시로 통근했다. 그는 많은 한국인이 자신에게 ‘북한에 대한 증오’를 주입했으며 “북한 체제를 파괴하고 반정부 사상을 전파할 것을 요구받았다”고 덧붙였다.
CNN은 김씨의 억류가 사실일 경우 현재 북한에 억류된 유일한 미국 시민권자라고 전했다. 기존에 억류됐던 캐네스 배와 매튜 토드 밀러는 2014년 11월 석방됐다.
북한에 억류된 한국계 캐나다인 임현수(61·토론토 큰빛교회) 목사의 육성도 함께 공개됐다. 북한이 김씨와 임 목사의 인터뷰를 내보낸 것은 핵실험으로 인해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과 한반도 긴장국면이 고조되는 가운데 선제적 여론전을 펼쳐 주도권을 잡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임 목사는 자신이 주 6일, 하루 8시간씩 농장에서 노동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위해 지난해 1월 27일 북한으로 들어갔다가 억류된 그는 지난달 북한 최고재판소에서 “체제 모독과 국가 전복 행위”를 이유로 무기노동교화형(종신노역형)을 선고받았다.
정건희 송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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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60대 한국계 미국인 간첩혐의 억류
입력 2016-01-11 2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