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셀코리아’… 中쇼크에 금융시장 살얼음판, 환율 급등 속 코스피 급락세

입력 2016-01-11 21:50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넘어선 뒤에도 급등세를 멈추지 않자 코스피 1900선이 무너졌다. 외국인들은 하루 동안에만 4000억원어치 넘게 팔아치우며 ‘셀코리아(sell Korea)’를 이어가고 있다.

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2.78포인트(1.19%) 떨어진 1894.84로 거래를 마쳤다. 1890선으로 개장했지만 장중 한때 심리적 지지선인 1900선을 회복하며 1906.10까지 올라섰다. 하지만 외국인들의 거센 매도세에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중국 증시에 대한 불안감에 더해 환율까지 상승하면서 투심이 얼어붙었다. 지난해 미국 기준금리 인상을 전후해 오르기 시작한 원·달러 환율은 올해 들어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를 지속적으로 절하하면서 껑충 뛰어올랐다. 최근 소폭 절상으로 돌아서긴 했지만 추가 절하 공포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삼성증권 김용구 연구원은 “2000년대 중반까지 원·달러 환율이 엔화와 상관성이 높았지만 2010년 이후에는 위안화와 높은 연관성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8월 중국이 위안화를 3일 연속 총 4.7% 절하했을 때도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다.

외국인들은 환차손을 피해 한국 시장을 떠나고 있다. 이날 외국인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4182억원어치를 매도했다. 지난달 2일부터 26거래일 연속 매도행진이다. 올 들어서 이탈한 금액만 1조3000억원을 넘어선다.

중국 증시 먹구름도 여전하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또다시 5.3% 폭락했다. 위안화를 절하한 것 자체가 중국경제가 어렵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 9일 발표된 지표들은 성장 부진 우려를 키웠다.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고, 생산자물가지수(PPI)는 46개월 연속 하락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환율 급등세는 잦아들 것으로 보고 있다. 키움증권 마주옥 연구원은 “지난주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 평가절하를 제어하려는 의지를 나타냈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스피 시장은 중국 변수와 4분기 실적 발표가 남아 있는 만큼 지켜봐야겠지만 크게 떨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급격한 변동성 확대 이후 여진은 불가피하지만 1870선을 크게 이탈해 추가로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박은애 기자,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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