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록지 않지만 위기상황 아니다”

입력 2016-01-11 21:52 수정 2016-01-11 23:28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병주 기자

“대내외 상황이 녹록지 않지만 위기는 아닙니다. 올해도 추가경정예산 없이 성장률 3.1%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박근혜정부의 3기 경제팀을 이끌어 갈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11일 국회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서 유 후보자는 최경환 부총리의 ‘최노믹스’를 이어가지 않고 박근혜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색깔이 없다는 일부 지적을 의식한 듯 유 후보자는 “최 부총리가 이끈 2기 경제팀이 특별히 새로운 것을 한 것보다는 박근혜정부의 정책 기조를 유지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이를 변경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경제정책을 일관성 있게 유지하겠다는 것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지만 구체적인 정책 방향은 제시하지 못했다. 2기 경제팀이 풀지 못한 과제들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도 보이지 않았다.

유 후보자는 “박근혜 대통령이 약속한 경제 체질 개선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잘 마무리하고 4대 개혁을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또 가계부채가 경제 활력 제고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질적 개선에 나서겠다고 했다. 그러나 세부 실행 계획은 없었다.

백웅기 상명대 금융경제학과 교수는 “세부 실행 계획은 물론이고 재원조달 방식, 세출 구조조정 방향 등도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유 후보자가 강조한 것은 ‘구조개혁’뿐이었다. 그는 “한국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국회에서 법안 처리가 지연되면서 구조개혁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했다.

기재위원회 정희수 위원장(새누리당)이 선결과제를 꼽아 달라는 질문에도 최 부총리가 지난해 발표한 재정의 조기 집행, 신성장 동력 발굴, 규제개혁이 전부였다. 유 후보자는 “창조경제를 기반으로 새로운 산업이 만개토록 유도하고, 규제프리존 도입 등으로 불필요한 규제를 과감하게 완화하는 한편 새로운 산업에 대한 금융·재정·세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또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위기가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히 대응할 것”이라며 “미국·중국 등 주요 2개국(G2) 리스크가 한국경제에 엄청난 어려움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기재위는 청문회를 마친 뒤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했다. 기재위는 보고서에서 “조세·재정 관련 전문성과 행정경험, 국회의원으로서의 정무적 역량 등을 고려할 때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으로서의 직무 수행에 무난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채택 사유를 밝혔다.

세종=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