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가능성을 가장 우선시하는 중국에서는 대학 이름이 중요하지 않아요. 무조건 실력으로 경쟁하는 거죠.”
인덕대 창업지원단 김종부 단장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창업 영토를 세계로 넓히겠다며 중국을 오간 게 벌써 20년이 넘었다. 지난주 예비창업자 학생들과 일본으로 창업 캠프를 다녀온 그는 며칠 후 다시 홍콩으로 향한다. 이번엔 우수한 창업 아이디어를 낸 고교생들과 함께다. 수없이 해외를 오가며 한국 학생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봤다고 했다.
11일 서울 성북구 카페에서 만난 김 단장은 글로벌 창업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국내에 머물러 있는 시야를 세계로 넓히는 관문은 중국이라고 했다. 김 단장은 “같은 창업 아이템이라도 한국과 해외의 선호도는 차이가 많다”며 “13억 인구의 중국 시장을 타깃으로 하면 글로벌 포맷에 익숙해지고 다른 나라로도 쉽게 진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시장을 경험하기 위해 인덕대 창업지원단은 지난해 5∼12월 ‘한·중 대학생 연맹 글로벌 창업 캠프’를 진행했다. 국내 9개 대학과 베이징대 칭화대 등 중국 대학 학생들이 조를 이뤄 창업 아이템을 발표하는 방식이다. 직접 베이징에 가서 시장조사를 하고, 현지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해 창업 아이템을 발전시켰다.
창업 캠프에서 좋은 성적을 낸 학생들에게는 초기 창업 지원금을 지원한다. 인덕대 창업보육센터나 서울시가 창업을 지원하는 ‘아스피린센터’에 입주할 기회도 준다.
창업 캠프는 현지 기관을 방문하고 체험하는 데 그치는 경우가 많지만 인덕대 창업지원단은 실무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설계한다. 학생들이 6개월가량 구상한 창업 아이템을 갖고 현지에서 직접 부딪혀보게 한다. 현지 시장조사부터 아이템 생산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전부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김 단장은 “창업이 말로는 쉽지만 실제 성공에 이르려면 수많은 어려움이 있다. 중국 시장의 밑바닥부터 시작해 차근차근 경험을 쌓아가면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김 단장은 창업 자체보다 생존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스타트업 등 신생 기업들은 창업 후 자금을 소진하면 위기를 맞는 ‘데스밸리(Death Valley)’에 빠질 위험이 크다.
그는 “창업 자금을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장기적 성장을 위해 후속 지원을 하고 있다”며 “그 결과 우리 창업지원단을 통해 창업한 기업의 5년 생존율이 다른 곳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성공적인 창업을 위해서는 재정 지원에 앞서 당사자의 도전의식과 열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중국은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의 성공신화로 창업 열풍이 거세졌다. 하루에만 4000여개 스타트업이 생길 정도다. 이에 비하면 한국 청년의 창업에 대한 관심은 아직 높지 않다.
김 단장은 “국내 스타트업 환경은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가 됐다. 청년들이 자신을 믿고 도전의식을 키웠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글로벌 창업에 올인’ 인덕대 김종부 창업지원단장 “창업과 대학 이름은 무관…도전·열정이 중요”
입력 2016-01-11 2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