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58)과 영화배우 숀 펜(55)과의 인터뷰를 주선해 구스만 검거에 ‘일등공신’ 역할을 한 멕시코 여배우 케이트 델 카스티요(43)가 구스만과 연인 관계로 비칠 정도로 서로를 아끼며 응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스티요는 멕시코 TV드라마 ‘라 레이나 델 수르’에서 마약 갱단 여성 부두목을 연기하면서 구스만에 대한 관심을 키운 것으로 전해졌다. 그녀는 멕시코에서 인기를 쌓은 뒤 지금은 주로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미 CNN방송과 영국 일간 가디언,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카스티요는 2012년 트위터에 구스만에 대한 글을 올리면서 공개적으로 그를 응원하기 시작했다. 카스티요는 당시 “구스만과 부패한 멕시코 정부 중에 구스만을 더 신뢰한다”고 밝혔다. 카스티요는 또 다른 글에서는 “사랑을 밀매하자, 구스만 당신은 어떻게 사랑을 밀매할지를 잘 알지 않느냐”고 적기도 해 연인 관계가 아니냐는 소문이 돌았다.
구스만은 2014년부터 변호사를 통해 카스티요와 본격적으로 접촉했으며 지난해 10월 숀 펜과 인터뷰를 하기에 이르렀다. 숀 펜은 당시 만남에 대해 “마치 구스만이 대학에서 돌아온 딸을 반기듯이 카스티요를 맞이했다”고 소개했다. 한 전기작가는 가디언에 “구스만이 카스티요에게 연정을 품었었다”고 주장했고, 구스만이 그녀에게 꽃을 보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카스티요는 사회문제에도 적극 참여해 몇 년 전에는 ‘변화’를 외친 멕시코 국민행동당(PAN)의 대선 광고에 출연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에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경선후보를 겨냥해 “당신을 반대하는 사람이 한 명 더 늘었다”고 썼다.
숀 펜은 사형제 문제를 다룬 영화 ‘데드 맨 워킹’을 비롯해 다수의 현실 참여적인 내용의 영화에 등장하는 등 “저널리즘을 구현하는 영화인의 삶을 살았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그는 2008년에도 쿠바의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을 인터뷰했다. 또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종 폭동을 불러온 로드니 킹 사건과 이라크전쟁과 관련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다. 마약왕을 옹호한 숀 펜과 인터뷰를 게재한 미 잡지 롤링스톤에 대한 비난 여론도 커지고 있다. 미 공화당 대선 경선주자인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그로테스크한 인터뷰”라고 비난했다.
한편 멕시코 당국은 구스만의 탈옥을 막기 위해 그가 갇힌 멕시코시티 외곽의 교도소에 탱크까지 배치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갱단 여두목 역할서 마약왕의 진짜 연인으로?
입력 2016-01-11 2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