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폐암 환자의 절반 가까이는 다른 장기로 암세포가 퍼진 상태인 ‘4기’에 발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암 수술 및 항암치료를 하는 93개 의료기관 중 10곳이 하위인 4∼5등급을 받아 폐암 진료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014년 117개 의료기관의 폐암 치료 1만174건에 대한 진료 적정성 평가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분석됐다고 11일 밝혔다. 전체 폐암의 83%를 차지하는 ‘비소세포폐암’의 46.6%가 반대편 폐나 다른 장기에 암이 전이된 4기에 발견됐다. 16.7%를 차지하는 ‘소세포폐암’의 4기 발견 비율은 69.7%로 더 높았다. 비소세포폐암은 조기에 진단해 수술로 완치될 가능성이 소세포폐암보다 높은 편이다. 악성도가 강한 소세포폐암은 ‘골초’들이 잘 걸린다.
심평원 관계자는 “폐암은 다른 장기로 전이돼 치료효과가 떨어지거나 재발 가능성이 큰 상태에서 항암치료를 받는 비율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남성 환자(69.7%)가 여성(30.3%)보다 배 이상 많았다. 폐암 환자의 87.8%는 50∼70대의 중노년층이었다. 남성은 60대(35.3%)와 70대(35.4%), 여성은 70대(30.9%) 환자가 제일 많았다.
117개 의료기관 중 종합점수 산출 기준에 해당하는 93곳을 평가한 결과 전체의 84.9%(79곳)가 1등급을 받았다. 하지만 한전의료재단한전병원, 한양대구리병원 등 2곳은 하위인 4등급을 받았다. 또 가톨릭대성바오로병원(서울)과 인제대서울백병원, 대아의료재단한도병원, 창원파티마병원, 순천향구미병원, 대전선병원, 유성선병원, 청주성모병원 등은 5등급이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퍼진 뒤에야 발견되는 폐암… 환자 절반, 말기에 항암치료
입력 2016-01-11 2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