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은퇴 후 전남 강진에 칩거 중인 손학규(사진)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야권 재편의 ‘키맨’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후속 탈당이 이어지는 더민주는 ‘손학규 선대위원장’ 카드를 거론하고 있고, 안철수 의원의 국민의당도 합류를 요청한 것이다.
국민의당은 손 전 고문에게 구체적으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문병호 의원이 직접 합류를 요청하는 메시지를 보냈고, 당 관계자들도 손 전 고문 주변 인사들을 접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 전 고문의 경기지사 시절 부지사를 역임했던 김성식 전 의원은 지난 연말 손 전 고문 핵심 측근인 이남재 동아시아미래재단 전략기획본부장 등을 만났다. 이 본부장은 1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친분이 있는 사이라 저녁을 함께했던 것”이라며 “정치 얘긴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야권 재편이 한창인 시기에 김 전 의원이 손 전 고문 측근그룹과 회동한 것 자체가 정치적 의미를 가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손 전 고문의 한 측근은 “모임에서 손 전 고문 얘기가 나오지 않았다는 게 더 이상하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더민주 내에서도 ‘손학규 구원등판론’이 일고 있다. 전날 문재인 대표 주재 비공개 간담회에서는 손 전 고문에게 선대위원장을 요청하는 방안이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간담회에 참석했던 한 인사는 “가능하다면 손 전 고문이 가장 적절하지만 구체적으로 논의가 진행된 것은 아니다”고 했다. 손 전 고문이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론이 우세한 상황이란 설명이다.
손 전 고문이 문·안 양쪽의 러브콜을 받는 이유는 그의 성향과 이력 때문이다. 국민의당 입장에선 합리적 개혁 성향이 강하고, 수도권·호남에서 일정한 지지층을 가진 손 전 고문의 도움이 세 확장에 절실하다. 선대위원장 영입에 난항을 겪는 더민주는 2008년과 2012년 두 차례 야권 통합을 이끈 경험이 있고 호남 민심이 우호적인 손 전 고문을 사실상 ‘마지막 카드’로 본다.
그러나 손 전 고문 측은 선을 그었다. 한 측근은 “본인이 결코 수락하지 않을 것”이라며 “언론에 흘리는 모습을 보면 진정성조차 느껴지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더민주와 국민의당으로 ‘분열’하고 있어 어느 한쪽에 무게를 두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한편 문 대표는 청년 디자이너 김빈(본명 김현빈·34·여)씨 영입을 발표했다. 김씨는 2013년 빈컴퍼니를 창업해 전통 소재와 문양을 이용한 제품을 디자인해 해외 산업박람회와 전시회 등에 출품해 왔다.최승욱 문동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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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손학규, 야권 재편 ‘키맨’ 급부상
입력 2016-01-11 17: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