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빅리그서 ‘속죄’ 돌직구 던지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입단 초읽기

입력 2016-01-11 21:44
오승환(34·사진)의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그것도 명문 구단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다. 해외 원정도박으로 자신의 야구 인생에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긴 오승환에게 속죄할 길이 열렸다.

미국 CBS 스포츠는 11일(한국시간) “오승환이 세인트루이스 구단의 신체검사를 받고 결과에 특별한 이상이 없으면 계약을 맺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세인트루이스는 12일 이런 내용을 공식 발표할 전망이다. 오승환은 10일 미국으로 출국했고 세인트루이스에 도착하자마자 메디컬테스트를 받았다. 오승환은 세인트루이스에서 새출발한다. 연봉은 300만 달러(36억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계약이 성사되면 오승환은 이상훈(45), 구대성(47), 임창용(40)에 이어 역대 네 번째로 한국과 일본을 거쳐 미국에 진출하는 선수가 된다.

오승환은 야구를 계속 할 수 있게 됐다. 검찰은 지난해 말 오승환에게 벌금 700만원의 약식 명령을 법원에 청구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도 복귀 후 시즌 50% 경기 출장정지의 중징계를 내렸다. 오승환은 징계 직후부터 빅리그 여러 구단과 협상을 시작했고 결국 세인트루이스의 부름을 받았다.

세인트루이스는 불펜 보강을 위해 오승환을 선택했다. 자원 부족으로 지난해 케빈 시그리스트(27)와 세스 메이네스(28) 두 투수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모습을 보였다. 따라서 세인트루이스는 일본 센트럴리그 구원왕 2연패를 차지했던 오승환이 이런 문제점을 해결해 줄 적임자로 판단했다. 다만 오승환의 보직은 마무리에서 셋업맨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세인트루이스에는 트레버 로젠탈(26)이라는 리그 정상급 클로저가 버티고 있다. 오승환은 마무리 로젠탈 앞에서 셋업맨으로 활약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승환이 세인트루이스에 입단하면 국내 팬들은 한국인 빅리거들의 투타 맞대결을 더욱 자주 볼 수 있게 된다. 공교롭게도 세인트루이스는 강정호(29)가 뛰고 있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같은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에 속해 있다. 세인트루이스는 4월 4일 열리는 시즌 개막 경기를 시작으로 정규리그에서 피츠버그와 총 19차례 맞대결을 펼친다. ‘돌직구’로 불릴 정도로 묵직한 직구가 트레이드마크인 오승환과 직구에 강점이 있는 강정호의 맞대결은 한국 야구팬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은 오승환의 빅리그 진출을 반겼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9·LA 다저스)은 1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세인트루이스와의 경기가 가장 기대된다”며 “타자와 시합을 하면 서로 부담스럽기 때문에 투수와 붙는 게 마음이 편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오승환은 잘하는 선배이기 때문에 따로 조언을 할 말이 없다”며 “지난해 강정호에게 얘기했듯이 팀 선수들과 친해져서 빨리 적응하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