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국내 1위 음악 콘텐츠 사업자인 로엔엔터테인먼트(로엔)를 깜짝 인수했다. 지난해 O2O(온오프라인연계) 서비스와 게임업체 인수·합병(M&A)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온 카카오는 로엔 인수를 통해 콘텐츠 사업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음악 콘텐츠 서비스 ‘멜론’을 운영하는 로엔을 1조8700억원에 인수한다고 11일 밝혔다. 카카오 측은 “카카오의 모바일 플랫폼 경쟁력과 로엔의 음악 콘텐츠 강점을 살려 새로운 콘텐츠 플랫폼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로엔은 2005년 SK텔레콤 자회사로 편입됐다가 2011년 SK플래닛 자회사로 이관됐다. 이후 2013년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서 다시 2016년 카카오의 품에 들어가게 됐다.
이번 인수를 계기로 카카오는 모바일 콘텐츠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는 ‘1boon’이라는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과 다음tv팟·카카오TV를 활용한 동영상 콘텐츠를 선보인 바 있다. 카카오는 멜론을 인수함으로써 기존에 집중하던 동영상과 게임뿐 아니라 음악 콘텐츠까지 서비스해 종합 콘텐츠 플랫폼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또 멜론과의 협력을 통해 국내 서비스에 집중하던 카카오가 글로벌 무대로 진출하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임지훈 카카오 대표는 “음악은 모바일 시대 가장 사랑받는 콘텐츠로 강력한 힘을 갖는다”며 “카카오 모바일 플랫폼 경쟁력과 로엔의 음악 콘텐츠를 결합해 글로벌 진출을 위한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지난해부터 활발한 M&A를 통해 빠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다. 기존 모바일 메신저(카카오톡)와 포털서비스 업체(다음)에서 탈피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기업으로 변모할 예정이다. 온라인 서비스에 집중하던 카카오는 지난해 5월 내비게이션 ‘김기사’를 서비스하는 록앤올을 인수하면서 앱 기반 택시 호출 서비스인 카카오택시를 성공시켰다.
다음달에는 게임 퍼블리싱 업체인 ‘엔진’과의 합병을 앞두고 있다. 모바일 게임에 강한 엔진을 PC게임 강자 ‘다음게임’과 합병시켜 카카오게임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이밖에도 지난해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예비 사업자로 선정되는 등 금융업 진출 발판도 닦았다. 카카오가 자사를 ‘모바일 라이프 플랫폼’ 기업이라고 소개하는 것처럼 소비자들의 생활 전반에 걸쳐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사업을 다양화할 ‘연합군’을 구축하는 모양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멜론’ 삼킨 카카오, 해외진출 날개 달다
입력 2016-01-11 2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