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의 오달수’ 잭 블랙, ‘구스범스’서 1인 3역 해내

입력 2016-01-13 04:10

할리우드 배우 잭 블랙(47·사진)은 코믹하고 개구쟁이 같은 캐릭터로 한번 보면 잊혀지지 않는 얼굴이다. 한국의 ‘빛나는 조연’ 오달수와 비슷하다. 1992년 ‘밥 로버츠’로 데뷔한 블랙은 20여편의 영화에서 단역과 조연을 전전하다 ‘쿵푸팬더’(2008)에서 팬더곰 포의 목소리 연기로 스타덤에 올랐다. 덩치는 크지만 귀여운 포의 개성을 제대로 살려 흥행을 이끌었다.

그가 14일 개봉되는 판타지·모험·코미디 영화 ‘구스범스’에서 1인 3역을 소화했다. 소설 ‘구스범스’ 시리즈의 저자 스타인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책 속에 갇혀있다 세상으로 뛰쳐나온 몬스터 가운데 악당 슬래피와 투명인간의 목소리를 연기했다. 인간을 위협하고 도시를 난장판으로 만드는 몬스터에 맞서 사태를 수습하는 스타인을 코믹하면서도 진지하게 해냈다.

극중 저자 스타인은 예민하고 까칠한 성격의 소유자다. 몬스터들을 진두지휘하는 악당 슬래피는 스타인의 또 다른 자아를 상징하는 캐릭터로 오싹하고 짜릿한 재미를 준다. 모습은 뚜렷하지 않고 익살스러운 목소리로 표현된 투명인간은 유쾌한 웃음을 선사한다. 숱한 작품에서 다양한 배역을 해낸 블랙의 내공 없이는 세 가지 역할을 동시에 하기는 어려웠을 법하다.

영화는 판타지 소설 ‘구스범스’ 시리즈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소설의 내용을 인용하거나 재해석하는 대신 블랙을 중심으로 영화만을 위한 스토리를 새로 만들었다. 소설 ‘구스범스’는 1992년 첫 편 ‘죽은 자들의 초대’가 나온 이후 오리지널 시리즈만 62권이 출간됐다. 전 세계적으로 3억부 이상 팔려 ‘해리포터’와 함께 베스트셀러 양대 시리즈로 꼽힌다.

뉴욕에서 작은 마을로 이사 온 잭(딜런 미네트)은 옆집 소녀 헤나(오데야 러쉬)에게 호감을 느낀다. 하지만 헤나의 아버지 스타인(잭 블랙)은 얼씬거리지 말라며 경고한다. 잭은 친구 챔프(라이언 리)와 함께 헤나의 집에 잠입해 소설 ‘구스범스’를 발견한다. 잭의 실수로 책이 펼쳐지자 몬스터들이 하나둘 깨어나 세상은 순식간에 쑥대밭이 된다. 위기를 어떻게 헤쳐 나갈 수 있을까.

블랙은 28일 개봉되는 ‘쿵푸팬더 3’에서도 주인공 포의 목소리를 맡았다. ‘쿵푸팬더 3’는 1·2편 총 973만 관객을 동원한 시리즈의 5년 만의 신작이자 드림웍스의 올해 첫 번째 작품이다. 다채로운 캐릭터들의 개성 넘치는 매력으로 쿵푸 신드롬을 이어갈지 기대된다. 블랙은 ‘쿵푸팬더 3’을 연출한 한국계 여인영 감독과 함께 21일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