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4차 핵실험 후폭풍] ‘폭격기의 제왕’ B-52… 3000km 밖에서 ‘김정은 지하벙커’ 타격 가능
입력 2016-01-10 21:19
B-52 장거리 폭격기는 3000㎞ 떨어진 지점에서 평양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 전시벙커 등 북한 핵심 지휘부 시설을 정확하게 타격할 수 있는 대표적 미국 전략무기다. 김 제1비서가 가장 무서워하는 무기로, 한반도 위기 고조 때마다 무력시위에 동원되는 핵위협 억제 전력이다.
미국은 적국이 핵무기를 사용하면 가동하는 ‘3대 핵 보복 수단’으로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B-52 전략폭격기 등을 정해 놓고 있다. 이 가운데 B-52는 최대 31t의 폭탄을 싣고 6400㎞ 이상을 날아가 폭격할 수 있어 장거리 단독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길이 48m, 너비 56.4m, 무게 221.35t에 최대 항속거리는 1만6000㎞에 달한다. 최대 상승고도는 1만6800m로 고고도 침투가 가능하다.
장착 가능한 무기는 핵폭탄과 재래식 폭탄, 공중발사 순항미사일, 핵탄두 공대지 미사일까지 다양하다. 사거리 2500㎞인 AGM-86 공중발사 순항미사일과 사거리 3000㎞의 AGM-129 핵탄두 스텔스 순항미사일은 2500∼3000㎞ 떨어진 상공에서 발사하면 목표물을 100m 이내에서 타격할 수 있다. 목표물 반경 100m 이내 시설은 순식간에 초토화된다. 이 미사일의 폭발력은 200㏏으로 1㏏짜리 다이너마이트 200개를 한꺼번에 터뜨린 효과가 있다.
AGM-69 공대지 핵미사일(SRAM)은 사거리 200㎞, 폭발력은 170㏏ 수준이다. 땅 깊숙이 파고들어 지하 동굴을 파괴하는 ‘벙커버스터(GBU-57)’도 탑재한다. 북한처럼 지하 군사시설이 많은 곳에서 효과가 큰 ‘맞춤형 폭탄’인 셈이다.
B-52는 1955년부터 미 공군이 사용해온 핵심 전력이다. 한때 교체를 검토하기도 했지만 워낙 성능이 좋고 운용비도 적게 들어 여전히 최강의 파괴력을 자랑한다. B-52는 1991년 1차 걸프전 당시 1625회 출격 임무를 수행했으며, 7만2000발의 미사일과 폭탄을 발사했다. 이라크의 비행장과 산업시설, 군사시설을 초토화시키다시피 한 것이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는 정밀유도폭탄을 활용해 근접 항공지원 임무를 수행하기도 했다.
한국과의 인연도 깊어 1976년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 후 미국이 실시한 미루나무 절단 작전 당시 한반도 상공에 처음 출격했고, 2013년 2월 북한의 3차 핵실험 때도 출격했다. 하지만 지난해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 때는 출동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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