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나?… 1조5000억원 ‘파워볼 드림’에 빠진 미국

입력 2016-01-10 21:41
미국 캘리포니아주 호손의 한 복권판매점 앞에 9일(현지시간) 파워볼 복권을 사려는 인파가 길게 줄 서 있다. EPA연합뉴스
새해부터 미국에 ‘로또 광풍’을 불러온 복권 ‘파워볼’ 1등 당첨 금액이 13억 달러(약 1조5593억원)로 치솟았다.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두 번 추첨하는 파워볼은 지난해 11월 4일 이후 두 달 이상 연속으로 1등 당첨자를 내지 못해 누적 금액이 눈덩이처럼 커졌다.

10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미 정부가 운영하는 ‘텍사스 복권국’은 트위터를 통해 전날 추첨한 로또 복권 파워볼의 당첨자가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파워볼은 9일 추첨 직전 당첨금이 로또 사상 최고액인 9억4980만 달러(약 1조1392원)까지 치솟아 화제가 됐다. 그러나 대박 주인공이 나오지 않으면서 다음 추첨일인 13일에는 당첨금이 13억 달러로 불어날 전망이다. 미국에서 로또 당첨금이 1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고 금액이 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복권 광풍이 불면서 사흘 만에 당첨금이 3억 달러 가까이 커졌다. 평소 복권 구입에 관심 없던 사람들조차 로또 복권 구입 대열에 합류하면서 마감을 불과 몇 시간 앞둔 이날 오후 뉴욕에서는 시간당 330만 달러어치(약 39억5000만원)가 팔려나가기도 했다. 복권을 팔지 않는 지역인 네바다주 등 6개 주 주민들은 인근 지역으로 넘어가 복권판매소 앞에 장사진을 칠 정도였다.

전문가들은 1등 복권에 당첨된 사람은 가장 먼저 복권 뒷면에 서명부터 하고, 당첨 사실을 주변에 알리지 말라고 권했다. 살인이나 강도를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당첨자의 이름을 공표할지 여부는 주마다 규정이 다르지만 당첨자 이름 공개가 불가피하면 비영리단체를 만들어 당첨금을 받는 것이 좋고, 즉시 거액의 당첨금을 관리할 수 있는 재무팀을 구성하라고 조언했다. 한 조사에 따르면 1등 당첨자의 44%가 5년 안에 전액을 탕진했다.

파워볼은 미국 44개 주와 워싱턴DC, 미국령 지역 2곳(푸에르토리코·버진아일랜드) 등 모두 47개 지역에서 발행된다. 1∼69 숫자 가운데 5개와 1∼26 가운데 나오는 파워볼 숫자 등 모두 6개의 숫자가 일치해야 1등의 행운을 누릴 수 있다. 1등 번호에 당첨될 확률은 2억9220만분의 1이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