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는 정규직과 비교한 비정규직 근로자 임금이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낮았다. 사회안전망 역할을 하는 사회보험 가입 비율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하락세가 계속됐다.
지난해 비정규직 규모는 양적으로는 전년과 비교해 큰 변화는 없었다. 한국노동연구원 김복순 전문위원이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 조사 부가조사 결과를 분석해 10일 내놓은 ‘최근 비정규직 노동시장의 변화’ 보고서를 보면 비정규직 근로자 수는 전년 같은 달 대비 19만4000명 늘어난 627만명으로 조사됐다. 정규직도 비슷한 비율로 늘어 전체 임금근로자에서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율은 32.5%로 전년 대비 0.1% 포인트 증가하는 수준이었다.
문제는 ‘질(質)’이다. 지난해 6∼8월 월평균 임금은 정규직의 경우 269만6000원이었다. 비정규직(146만7000원)은 정규직의 54.4% 수준으로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0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정규직 임금상승률(3.6%)이 비정규직(1.0%)보다 세 배 넘게 높아 임금 격차가 더 벌어졌다. 특히 기간을 정하지 않고 일하는 비기간제 근로자의 경우에는 임금이 5.0% 줄어 근로조건이 더욱 열악해졌다.
비정규직 근로자의 국민연금, 고용보험, 건강보험 같은 사회보험 가입률도 지난해 감소했다. 정규직 근로자 10명 중 8명이 가입하고 있는 사회보험을 비정규직은 3∼4명만 가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지난해 비정규직 근로자의 국민연금, 고용보험, 건강보험 가입률은 전년 대비 각각 1.9%, 4.2%, 1.7% 하락했다. 특히 학습지교사·대리기사 등 특수형태 근로자의 가입률은 5%도 채 되지 않았다. 고용이 불안한 상황에서 직장을 잃더라도 경제적으로 보호받을 길이 더욱 줄어든다는 의미다.
김 전문위원은 “비정규직 처우 개선과 사회안전망에 대한 논의가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세종=윤성민 기자
woody@kmib.co.kr
[기획] 작년 비정규직들 “춥다, 추워” 정규직 대비 임금 54% 사상 최저
입력 2016-01-11 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