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스커트를 처음 유행시켜 ‘미니스커트의 아버지’로 불리는 프랑스 패션디자이너 앙드레 쿠레주(사진)가 7일(현지시간) 파리 북서부 도시 뇌이쉬르센 자택에서 92세로 숨을 거뒀다고 르 파리지앵 등 프랑스 언론들이 9일 보도했다. 지병으로 앓아온 파킨슨병이 사인으로 알려졌다.
1923년 프랑스 남서부 포에서 태어난 쿠레주는 토목에서 패션으로 전공을 바꿔 스페인 출신의 프랑스 디자이너인 크리스토발 발렌시아 밑에서 10여년간 일하다 1961년 독립했다. 이후 1964년 흰색의 각진 미니스커트와 흑백 바지에, 우주 비행사 복장에 착안한 헬멧과 고글을 착용한 ‘달나라 소녀풍’ 패션을 선보여 이름을 알렸다.
쿠레주의 작은 흰색 드레스는 ‘흔들리는 60년대(Swinging Sixties)’를 상징하는 이미지로 각인돼 있다.
하지만 미니스커트 유행의 창시자가 누군지에 대해서는 영국 디자이너 마리 퀸트와 그를 두고 여전히 논란이 한창이다.
쿠레주의 이 같은 전위적 디자인에는 여성의 신체적 자유에 대한 소신이 담겨 있었다. 생전인 1965년 한 패션지와의 인터뷰에서 “여성의 신체는 단단하고 자유로워야 한다”며 “거들이나 브래지어처럼 신체를 구속하는 옷은 노예의 사슬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미니스커트의 아버지’ 佛 패션 디자이너 쿠레주 별세
입력 2016-01-10 20: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