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4차 핵실험 후폭풍] 외신들 ‘북 도발’ 다양한 분석

입력 2016-01-10 21:57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9일(현지시간) 전문가들을 인용해 북한 핵실험 뒤 미국과 중국이 대북 정책을 둘러싸고 서로를 비난하고 있고 한국과 중국 간에 균열이 생긴 점을 들면서 “이런 것들을 노리고 북한이 핵실험을 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NYT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핵실험을 통해 ‘미국의 방패막이’로서 북한의 지정학적 존재감을 중국이 계속 중요히 여길지 말지에 대해 시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 관건은 중국이 원유 중단 등으로 대북 압박의 핵심 역할로 나설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 부차관보는 “핵실험 뒤 현 상황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으로 하여금 이전과 다른 방식의 강력한 대북 제재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시 주석이 정말 그럴지는 더 두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NYT는 아울러 김 제1비서가 박근혜 대통령에게도 친중(親中) 행보를 지속할지에 대해 선택의 기로에 서게 했다고 분석했다. NYT는 “박 대통령이 미국과 일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가깝게 지낸 것은 북한의 도발을 막기 위해서였다”면서 “하지만 오히려 반대 상황이 빚어졌다”고 꼬집었다.

국제사회가 그동안 북한을 희화적으로 다룬 게 핵실험으로 이어졌다는 진단도 나왔다. 제프리 루이스 미국 비확산센터(CNS) 소장은 8일 미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 “세계가 그동안 북한을 조롱하며 비정상적인 나라로 취급해 왔다”면서 “그런 게 북한으로 하여금 핵실험을 해서 존재감을 키우고 멀쩡한 문명국임을 내세우도록 추동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1988∼2001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요리사를 지낸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는 이날 WP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수소탄 실험은 이란 등에 무기 수출을 염두에 둔 선전전”이라고 추정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손병호 기자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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