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에어의 김포발 제주행 여객기가 9일 이륙 직후 새와 충돌하는 바람에 긴급 회항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승객 184명을 태운 이 여객기는 이륙하자마자 새가 엔진에 빨려들어가는 ‘버드 스트라이크’가 발생, 10분 만에 김포공항에 다시 착륙했다. 이 때문에 김포와 제주를 오가는 진에어의 다른 여객기 7편도 결항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가 발생하진 않았지만 탑승객들은 극도의 불안감을 느꼈겠다.
항공기의 이착륙 및 운항 중 새와 비행기가 충돌하는 버드 스트라이크는 상황에 따라 엄청난 피해를 입힌다. 심할 경우 엔진이 고장 나거나 폭발하는 등 대형 사고의 원인이 된다. 우리 국적 항공기의 버드 스트라이크는 2010년부터 최근 5년간 연평균 148건 발생할 정도로 빈번하지만 예방이 어려운 게 현실이다. 공항별로 경보기 등 장비와 전문 인력을 배치해 조류 퇴치 활동을 벌이고 있음에도 조류 충돌이 공항구역 안팎에서 순식간에 발생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버드 스크라이크 그 자체보다 요즘 저비용 항공사(LCC)들의 사건·사고가 잇따라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제주항공이 기내압력 조절장치 이상으로 급강하하는 사고를 낸 데 이어 진에어가 지난 3일 출입문을 제대로 닫지 않고 이륙해 필리핀 세부로 회항하는 어이없는 사건이 발생한 것은 심상치 않다. 이렇게 누적돼 가는 경보음은 대형 사고의 전조일 수 있기 때문이다. 2005년 태동한 LCC는 저렴한 항공료를 내세워 지난해 국내선 점유율 50%를 돌파하는 등 급성장했다. 하지만 항공안전 장애 사건이 2014년 32건에서 지난해 50건으로 증가한데서 보듯 무한 경쟁과 비용 절감에 의한 부작용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다.
국토부가 11일부터 LCC 6곳에 대해 순차적으로 특별 안전점검에 착수한다. 전반적인 안전관리 실태를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항공기 노후화와 무리한 운항 스케줄 등도 철저히 살펴봐야 한다. 점검 결과 중대한 이상이 발견되면 엄중한 제재를 해야 할 것이다. 지난주 항공사 사장들을 소집해 안전을 위협하는 사고 등을 일으키면 과징금보다는 노선감축·운항정지 등으로 강력히 제재하겠다고 경고한 바를 실천에 옮겨야 한다. 그래야 항공사들이 안전비용을 투자로 인식하고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하게 된다.
[사설] 안전관리 미흡한 저비용항공사 강력히 제재하라
입력 2016-01-10 17: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