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4차 핵실험 후폭풍] 北 “미국이 핵전쟁 연습” 알레르기 반응… B-52 출격에 민감
입력 2016-01-10 21:18
미국 B-52 장거리 폭격기가 한반도에 출격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북한은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다. 한반도 핵전쟁을 일으키려는 쪽은 자신들이 아니라 미국이라는 특유의 억지 주장도 동원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논평을 통해 “한 해에도 몇 차례씩 전략 핵폭격기들이 미국 본토나 괌으로부터 곧장 조선반도 상공에 진입해 핵폭탄 투하 연습을 벌이고 있다”고 미국을 맹비난했다. 이어 “항공모함과 핵잠수함들이 끊임없이 조선반도 수역에서 평양 점령을 목표로 한 핵전쟁 연습에 미쳐 돌아가고 있다”고도 했다.
아울러 신문은 “우리더러 평화협정을 체결하기 전에 비핵화를 해야 한다고 하는 미국의 주장은 강도적 주장”이라며 “비핵화 타령은 우리를 무장해제시키기 위한 기만술책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북한은 B-52 배치와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군사 도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섣불리 도발했다가는 조만간 나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등에 더 큰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방부에 따르면 북한군은 4차 핵실험 이후 최전방 포병부대에 무기와 병력을 증강하고 경계를 강화한 상태다. 하지만 다른 추가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대북 확성기에 대해서도 타격 움직임은 드러나지 않았다. 대북방송 청취를 막기 위해 자체적으로 음악과 체제 선전 내용을 내보내는 ‘방어 방송’만 진행 중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의 확성기 방송 내용이 간헐적으로 들리고는 있지만 대체로 ‘웅∼웅∼’하며 잘 들리지 않는다. 우리 측에 대한 심리전 방송으로 보기엔 출력이 너무 약해 내부 단속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해 8월 10일 우리 군이 11년 만에 대북 확성기를 재가동했을 때 10일 만인 8월 20일 비무장지대(DMZ)에서 포격 도발을 일으켰다. 따라서 아직은 안심할 단계가 아닌 상태다. 지난해부터 미뤄온 장거리 미사일 발사나 사이버 테러 가능성도 상존한다. 군 당국도 최전방 지역에 최고 경계태세를 유지한 가운데 북한군의 기습 도발에 대비해 대북 감시·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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