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성매매·대부업 전단지와의 전쟁… 강남구 특별사법경찰 단속 성과

입력 2016-01-10 21:33
지난해 10월 늦은 저녁 서울 대치동 산등성길에서 잠복근무중이던 강남구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건장한 젊은 남자를 발견했다. 그는 행인들 사이를 빠르게 걸어가며 불법 성매매 전단지를 뿌리고 있었다. 특사경은 그 남자에게 접근해 옷 덜미를 낚아챘으나 190㎝, 120㎏의 거구인 청년이 격렬하게 반항하며 몸부림치자 이내 나가 떨어졌다. 하지만 특사경은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도주하던 청년의 뒷덜미를 움켜잡았고 동행한 수사관들과 함께 용의자를 마침내 체포했다. 불법 성매매·대부업 전단지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강남구 특사경들의 일상이다.

서울 강남구는 지난해 불법 성매매·대부업 전단지를 살포하던 22명을 검거해 형사입건하고 전단지 26만9000장을 수거했다고 10일 밝혔다. 특히 전단지에 기재된 전화번호 917개를 사용 정지시켜 성매매 연결고리를 차단했다.

단속요원들은 삼성동과 대치동 일대 음식점 골목을 무대로 고출력 오토바이를 타고다니며 불법 대부업 전단지를 하루 1만장씩 뿌리던 피의자를 며칠간의 밤샘 잠복 끝에 검거하기도 했다. 불법 성매매·대부업 전단지는 주로 명함 형태로 제작돼 오토바이나 차량을 이용해 대량으로 살포된다. 전단지에는 여성의 나체 사진이나 오피스텔에서의 성매매를 암시하는 문구가 있어 호기심 많은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미치고, 도시의 미관을 헤치고 있다.

강남구는 성매매 전단지와 서민경제 질서를 교란하는 불법 대부업 전단지 근절을 위해 전담팀을 구성, 연중 단속을 해왔다. 특히 청소년의 통행이 많은 학교 주변과 유흥업소 밀집지역 등에서 단속활동을 꾸준히 펼쳐왔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