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고가 공원화사업(서울역 7017 프로젝트)은 침체됐던 서울역 서부지역 대개발로 이어져 침체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촉매가 될 것입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8일 시장 집무실에서 가진 국민일보와의 신년인터뷰에서 “올해 본격화될 서울역고가 공원화사업은 관광이나 지역경제를 뒷받침할 보행친화도시를 조성하고, 주변 낙후지역을 재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노후화돼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은 서울역고가를 지난달 13일 폐쇄하고 2017년 4월까지 공원으로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박 시장은 “서부대개발이라고 했는데 도심의 활력이 미치지 못했던 서부 쪽을 활성화함으로써 남대문시장, 명동, 남산까지 연결돼 지역 전체가 어마어마한 변화를 하고 관광 명소가 되면서 지역경제 살아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3월에 기초 및 기둥보수보강공사, 4월엔 연결로 설치 및 고가 상부 조경공사가 진행된다”면서 “고가 위에는 여러 가지 카페와 전망대, 수목들이 들어서고 철길을 지나는 지점에서는 고가 밑을 바라볼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시는 서울역고가 사업의 구체적인 내용과 주변 지역의 맞춤형 개발 전략을 다음 달 중순 발표할 예정이다.
박 시장은 올해 시정의 최우선을 민생제일, 특히 일자리 만들기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신년사에서 성장·일자리·복지의 선순환을 통한 ‘세바퀴성장론’을 제시했다. 미래 트렌드와 지역의 강점, 인력수요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서울형 10대 신성장동력산업’을 집중 육성함으로써 미래 먹거리의 토양 조성과 좋은 일자리 확대,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박 시장은 특히 노동시간 단축형 일자리 확대 방침을 내비쳤다. 그는 “정부가 임금피크제를 강조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라며 “노동시간 단축이 일자리 창출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노동시간은 최장이면서 노동 생산성은 최하 수준”이라며 “노동시간을 줄이면 레저·교육산업이 성장하고 개인도 전문성을 강화할 학습시간을 늘릴 수 있어 자연히 생산성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상반기에 서울시와 투자·출연기관을 대상으로 노동시간 단축형 일자리 사업 용역을 실시해 하반기에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정 기준에 해당되는 청년 3000명에게 매월 50만원의 활동비를 지원하는 청년활동지원사업은 보건복지부와 협의해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박 시장은 “청년활동지원사업은 중앙정부의 청년 정책과는 분명히 다르고 보완적 관계에 있다”며 “허심탄회한 대화의 자리가 마련된다면 오해가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누리과정 예산 문제는 중앙정부가 결단해 풀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박 시장은 “누리과정 무상보육은 대통령 공약사항이고 보편적 복지사업인 만큼 중앙정부가 책임지는 게 맞다”며 “중앙정부가 책무는 다하지 않으면서 교육청과 지방정부에 돈을 내라고 요구하는 건 무책임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시장은 또 “도시와 지방정부의 자율성, 자치와 분권은 국가의 가장 큰 경쟁력 중 하나”라며 지방정부에 대한 중앙정부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그는 “지방자치가 본연의 기능을 다하려면 재정과 조직 자립, (중앙과 지방의) 정례적인 소통 구조가 필요하다”며 “지방정부를 믿고 재정과 권한을 내려주는 것이 결국 중앙정부가 잘 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중앙정부를 큰 형님에, 지방정부를 아우에 빗대어 “큰 형님이 동생들을 어루만지고 좀 지원하고 함께 갈 생각을 해야지, 아우를 못살게 굴어서야 되겠느냐”고도 했다.
박 시장은 경부고속도로 서울구간 지하화 사업과 관련해 “고속도로를 지하화해 상부 공간을 활용하는 게 장기적으로 맞는 흐름이지만 워낙 재정이 많이 들어가는 사업이라 중장기적으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 후임에 대해선 “세계적 명망을 가진 분으로 선임한다는 것이 기본 방향이며 후보추천과 공연시연, 시민 모니터 등을 통한 검증 절차를 거쳐 엄정하게 선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 시장은 최근 야권의 분열양상에 대해 “할 수 있는 일이 제약돼 있고 걱정만 할 뿐”이라면서 “분열이 국민의 지지를 못받는게 명약관화하다면 또다른 통합이 이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에서 함께 근무했던 ‘측근’들의 총선출마에 대한 입장을 묻자 “훌륭하고 새로운 정치를 하자는 모든 분들이 제 측근”이라며 말을 아꼈다.
라동철 선임기자, 김재중 기자 rdchul@kmib.co.kr
[신년 초대석-박원순 서울시장] “서울역고가 공원화, 서부 대개발로 이어져 경제활성화 될 것”
입력 2016-01-10 2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