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6 결산] ‘車+전자’ 등 이종 산업간 융합… 상상 실현 새 시대 개막 알렸다

입력 2016-01-10 21:06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막을 내린 ‘CES 2016’에서 관람객이 삼성전자의 ‘패밀리 허브’ 냉장고를 둘러보고 있다(왼쪽 사진). LG전자는 초프리미엄 가전제품을 지향하는 시그니처 올레드 TV를 공개하고 있다. 각 사 제공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막을 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6’은 이종 산업 간 융합으로 새로운 시대가 오고 있다는 걸 확인시켰다.

박람회 기간 가장 화제였던 자동차 관련 전시가 대표적이다. CES 2016에는 완성차 업체 9곳과 자동차 전자장비 기업 100곳 이상이 참가했다. GM이 2017년형 볼트 EV를 공개하는 등 차세대 자동차 관련 발표가 줄을 이었다. 전기차 업체 패러데이 퓨처로 대표되는 중국 업체의 약진도 목격할 수 있었다. 삼성전자와 BMW, LG전자와 폭스바겐이 스마트홈과 자동차를 연결하는 협력을 발표하는 등 자동차와 전자제품이 하나의 산업으로 묶이는 흐름이 뚜렷했다. 자동차 전시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CES를 자동차전자제품 전시회(Car Electronic Show)로 이름을 바꿔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드론과 가상현실(VR)이 이번 CES를 통해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호기심 수준의 전시였지만, 올해는 하나의 사업 영역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을 할 정도로 성장했다는 걸 볼 수 있었다. 특히 중국 업체 DJI, 이항 등은 드론 분야에서 가장 앞선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VR에선 오큘러스와 삼성전자가 생태계를 주도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CES의 주인공이었던 TV에서는 색을 더욱 또렷하게 하는 하이 다이내믹 레인지(HDR) 기술을 중심으로 한 화질 경쟁이 치열했다. 삼성전자는 밝기와 색 재현력을 크게 높인 2세대 퀀텀닷 SUHD TV를, LG전자는 올레드(OLED) TV로 중국 업체의 추격을 따돌렸다. 일본 소니는 밝기를 4000니트까지 높인 TV를 깜짝 공개해 관심을 끌었다.

급변하는 환경에서 국내 기업들은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사물인터넷(IoT)을 전면에 내세운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냉장고를 스마트홈 허브로 사용하는 ‘패밀리 허브’ 냉장고로 주목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TV, 가전 등 전통적인 강세를 보이는 영역뿐만 아니라 IoT, 웨어러블, VR 등 차세대 먹거리 분야에서도 앞서가는 모습을 CES에서 보여줬다.

LG전자는 올레드 TV와 초(超)프리미엄 가전제품인 LG시그니처 등을 공개하며 앞선 기술력으로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걸 과시했다. 2030년까지 완전 자율주행 목표를 밝힌 기아차도 성공적인 CES 데뷔를 했다는 평가다.

스타트업들이 반짝이는 아이디어 경연을 벌인 ‘유레카 파크’도 눈여겨볼 전시였다. 유레카 파크에는 500여개의 스타트업이 참가했다. 특히 프랑스 이스라엘 홍콩 등은 국가 차원의 지원을 받고 활발하게 전시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이곳에는 삼성전자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 C랩에서 개발 중인 과제도 세 가지가 전시됐다. VR 콘텐츠를 손동작으로 조작할 수 있는 모바일 VR용 핸드모션 컨트롤러 ‘링크’, 사용자의 생활습관을 측정해 복부비만을 관리해주는 스마트 벨트 ‘웰트’, 웨어러블 기기를 착용한 손가락을 귀에 갖다 대면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신개념 사용자경험(UX) ‘팁톡’ 등이 시연돼 관람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라스베이거스=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