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켈레톤 윤성빈, 시즌 첫 銀 질주

입력 2016-01-10 21:02
한국 스켈레톤의 윤성빈이 10일 열린 월드컵 4차 대회에서 은메달을 딴 뒤 시상대에 올라 지난 3일 암으로 세상을 떠난 한국 봅슬레이 대표팀의 맬컴 ‘고머’ 로이드 코치를 추모하는 카드를 들고 있다.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제공

10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레이크 플래시드 경기장에서 열린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2015-2016 시즌 월드컵 4차 대회. 한국 스켈레톤의 희망 윤성빈(23·한국체대)이 힘차게 출발했다. 스타트 기록은 4초70. 2006년 러시아의 알렉산더 트리티아코프가 이 경기장에서 세운 스타트 기록(4초74)을 갈아 치운 것이다.

윤성빈은 1, 2차시기 합계 1분48초76을 기록했다. 세계랭킹 1위인 마르틴스 두쿠르스(1분48초28·라트비아)에 불과 0.48초 뒤진 2위였다. 올 시즌 개인 최고 성적이었다. 윤성빈은 이번 대회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세계랭킹 4위로 치고 올라갔다.

윤성빈은 이번 대회에 출전한 각국의 선수들 중 어린 축에 속한다. 그만큼 선수 경력이 짧다. 동시에 발전 가능성도 높다. 키가 178㎝인 윤성빈은 고교시절 제자리 점프로 농구 골대를 잡을 만큼 운동신경이 뛰어났다. 윤성빈의 순발력을 알아본 체육 선생님은 그를 강광배 한국체대 교수에게 소개시켜 줬고, 윤성빈은 한국 스켈레톤을 대표하는 스타로 떠올랐다.

윤성빈은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서 16위에 오르며 가능성을 보이더니 지난 시즌 월드컵에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수확하는 성과를 거뒀다. 윤성빈은 스타트 기록을 단축하기 위해 강도 높은 근력 운동을 꾸준히 해 왔다. 하체 운동인 스쿼트로 230∼240㎏을 들어올릴 정도다. 또 섬세한 스켈레톤 기술을 몸으로 익히기 위해 훈련에 매진했다.

한국 대표팀에 영입된 세계적인 장비 전문가도 큰 도움이 됐다. 장비 전문가는 경기장 특성과 날씨에 따라 어떤 날을 쓰고 어떻게 관리할지를 조언한다.

윤성빈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내려면 두쿠르스의 장점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세계 최강 두쿠르스는 2001년부터 국제무대를 누빈 베테랑이다. 그는 이번 4차 대회에서도 공기 정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개를 거의 들지 않고 완주했다.

한편, 봅슬레이의 원윤종(31·강원도청)-서영우(25·경기도BS경기연맹)는 전날 열린 월드컵 4차 대회에서 1차 시기 55초42, 2차 시기 55초70으로 합계 1분51초12를 기록하며 3위에 올랐다. 세계랭킹 2위로 올라서 기쁨이 더했다. 둘은 최근 세상을 떠난 한국 봅슬레이 대표팀의 맬컴 ‘고머’ 로이드(68·영국) 코치를 추모하는 스티커(Gomer)를 헬멧을 붙인 채 경기에 임했다. 원윤종-서영우를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시킨 로이드 코치는 지난 3월 암으로 별세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