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에서 희망(Hope from the Darkness)은 솟아나고, 격려는 또 다른 우리를 만든다.”
나에게도 한때 자신감 없이 헤매던 시절이 있었다. 바로 열두 살이 되던 해 미국에 건너와, 영어 단어 하나도 모른 채 중학교에 입학했을 때였다. 무엇보다 나에게 가장 괴로웠던 것은 책을 읽은 후 여러 친구들 앞에 나가 자신의 소감을 발표하는 순간이었다. 영어도 못하는데다가, 마침 사춘기까지 맞아 부쩍 부끄러움이 많아졌다. 내가 이상한 발음으로 발표할 때마다 여학생들이 낄낄거렸다. 그때마다 나의 자신감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당시 사춘기 소년이었던 내게 그 상황이 죽기보다 싫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나는 자신감 없이 여학생들과 데이트 한번 못하고 지냈다. 부끄러움도 많이 탔고 말수도 거의 없었다.
그러던 내게 한 줄기 햇살처럼 인생의 전환점이 찾아왔다. 고등학교 졸업반 마지막 수업 시간이었다. 학기의 마지막 날이라 선생님은 평소처럼 수업을 진행하기보다는 학생들과 그저 가벼운 인생 이야기를 나누자고 하셨다. 그때, 평소에도 잘난 척을 곧잘 하고 공부도 꽤나 잘하던 한 남학생이 엉뚱하게도 이런 질문을 하였다.
“선생님, 우리들 중에서 나중에 가장 크게 성공할 학생이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 자긍심이 무척 강하던 그 친구는 그 질문을 하며 선생님이 당연히 자기를 지명할 줄 알았던 것 같았다. 하지만 놀랍게도 선생님은 천천히 고개를 돌리며 여러 학생과 눈 맞춤을 한 후 손을 들어 갈색 눈동자인 나를 지목했다.
“바로 형록 하….”
선생님의 그 한마디로, 바닥이던 나의 자신감은 하늘 위로 솟아올랐다. 선생님의 단 한번의 지명이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를 계기로 얻은 삶의 열매는, 사람들을 가르칠 때 잘못을 지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아낌없는 격려라는 것이라는 것이다. 이후부터, 나는 격려의 힘을 믿고 언제나 나보다 어린 이들을 사랑으로 격려해 주고자 노력한다. 모두 잘 되리라고, 성공할 것이라고, 사랑받고 사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용서받을 수 있고 용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 높여 말하고 다닌다.
성경 데살로니가전서 5장 11절은 우리에게 “그러므로 피차 권면하고 서로 덕을 세우기를 너희가 하는 것 같이 하라”라며 격려의 힘을 일깨워준다. 그리고 잠언 15장 역시 “따뜻한 격려의 말은 우리 인생의 참된 나무이다”라고 우리에게 격려의 한마디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한다.
우리 생의 험한 십자가는 이처럼 격려와 함께 할 때, 우리 인생의 나무, 그리고 인생의 살아있는 참된 나무가 된다. 그러므로 참되고 따뜻한 격려의 말들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 나온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위해 자신의 모든 삶을 희생하며 “다 이루었다” “그들이 무엇을 하는지 모르는 이들을 용서하라” “오늘 나와 함께 천국에 있으리라”라고 우리를 격려하셨다. 우리 삶에서 우러나온 진실된 격려가 역경 속에 놓인 이들의 삶에 값진 열매의 씨앗이 된다는 것을 기억하자.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아버지는 작은 교회를 개척했다. 사실 아버지는 탁월한 설교자였다. 한센병 환자촌에서 살 때도 아버지는 여러 교회에 부흥강사로 초빙되어 설교를 많이 했는데 가끔 나도 따라가서 듣노라면 감동을 받곤 했다.
정리=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
[역경의 열매] 하형록 <6> “나중 가장 크게 성공할 학생은 하형록” 한마디에
입력 2016-01-10 17:49 수정 2016-01-10 20: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