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8일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에 대해 “나라 정세를 전쟁 접경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난하고 북한군 전방부대 병력을 증강했다.
김기남 북한 노동당 비서는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수소탄 시험 완전 성공 경축 평양시 군민연환대회’ 축하 연설에서 “첫 수소탄 시험 성공을 배 아프게 여기고 있는 미국과 그 추종 세력들은 벌써부터 심리전 방송을 재개한다, 전략핵 폭격 비행대를 끌어들인다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북한 매체가 일제히 보도했다. 이는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이후 나온 북한의 첫 반응이다.
북한군은 군사적 긴장에 대비해 병력을 전진 배치했으며 전방부대 초소에서는 군인 2∼3명이 방송 내용을 받아 적는 모습도 포착됐다. 방송이 시작되고 수시간 후에는 북측도 방송을 시작했다. 북측 확성기의 출력이 워낙 낮아 방송 내용을 확인하긴 어렵지만 대남 방송이라기보다는 내부용 ‘방어 방송’인 것으로 군은 추정하고 있다.
확성기 방송이 시작된 뒤에도 북한이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는 건 그만큼 대응 방향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현재 내부적으로 수소탄 실험 성공에 한껏 고무된 상태지만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면 이런 분위기가 일거에 바뀔 개연성이 높다. 북한은 ‘8·25합의’를 확성기 방송을 중단시킨 ‘승리’로 평가하고 있어 조만간 대남 비난과 함께 군사적 행동을 해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 관영 매체들은 수소탄 시험 성공을 연일 띄우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8일자 1면 사설에서 “수소탄 시험 완전 성공은 우리 당의 병진 노선의 절대불변성과 필승불패성에 대한 역사적 선언”이라며 “주체조선의 위력을 힘 있게 과시하며 경제강국 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을 위한 투쟁을 과감히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신문은 앞선 7일과 마찬가지로 6개면 전체를 수소탄 관련 보도로 채웠다. 환호하는 노동자와 대학생, 과학자 등 각계 반응을 실었다. 국가과학원 111호제작소의 실장인 이정철 박사는 “과학자들은 조국에 필요한 것이라면 수소탄보다 더 위력한 것도 만들어낼 것”이라고 했다.
3면에는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과 신형 대함 미사일 발사 사진을 나란히 실었다. 앞서 7일에도 지난해 10월 당 창건 기념일 열병식 당시 선보였던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KN-08 사진을 3면에 게재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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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1-08 21:30 수정 2016-01-09 00: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