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6’은 보는 경험이 TV에서 가상현실(VR)로 진화하고 있다는 걸 보여줬다.
삼성전자가 전시관 내에 마련한 기어 VR 4D 체험존은 전시 기간 내내 줄을 서서 수십분을 기다리지 않으면 체험할 수 없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개막일인 6일(현지시간)에만 1만명이 체험했다. 둘째 날인 7일에도 줄은 끊이지 않았다.
삼성전자와 VR 협업을 하고 있는 오큘러스 전시관도 마찬가지였다. 체험을 마치고 나오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놀랍다는 표정을 지었다. VR 관련 전시를 하는 여러 업체도 대부분 기어 VR을 통해 서비스를 선보였다. 삼성전자와 오큘러스가 VR 시대를 선도하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VR 기기의 인기는 단순히 엔터테인먼트 차원의 성격이 아니다. 기존의 사진이나 영상은 찍는 사람의 관점이 반영돼 특정한 지점만 찍는다. 반면 VR 기기는 360도 전체를 촬영해둔 영상 중 사용자가 보고 싶은 부분을 골라서 본다. 콘텐츠의 성격이 촬영자의 관점 중심에서 사용자가 원하는 것 중심으로 바뀌는 변화가 VR 기기를 통해 나타나는 것이다.
VR 시대 도래에 맞춰 카메라 업체들도 변신을 꾀하는 중이다. 동시에 360도 전체를 촬영할 수 있는 카메라를 속속 내놓고 있다.
전통의 카메라 업체 니콘은 이번 전시회에서 360도 액션캠 키미션 360을 공개했다. 니콘이 처음으로 만든 착용형 액션캠이다. 제품 양쪽에 장착된 렌즈로 동영상을 찍어 하나로 합치는 방식이다. 초고화질(UHD) 해상도로 촬영 가능하다.
니콘은 그동안 기존 카메라를 고도화한 제품을 중심으로 선보였는데, 이제는 시대 변화에 맞춰 새로운 방향의 제품을 선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액션캠 1위 업체 고프로는 제품 여러 대를 동시에 장착해 360도로 촬영한 영상을 기어 VR로 보는 전시 공간을 따로 마련했다. 자이롭틱은 VR 기기와 연동되는 360도 카메라를 선보였다.
VR의 등장으로 듣는 경험도 입체적으로 변하고 있다. 현실세계에서 위치에 따라 들리는 소리의 크기와 종류가 달라지듯 VR 안에서도 동일한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음향기기가 진화하는 것이다. 브이알티파이(VRTIFY)는 세계 최초로 VR 음악 플랫폼을 CES에서 공개했다. 이 플랫폼으로 녹화된 콘텐츠를 VR 기기를 통해 감상하면 영상뿐만 아니라 음악도 360도 들을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독일 음향기기 업체 젠하이저는 3차원 입체 음향 기술 엠비오 3D를 선보였다.
라스베이거스=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CES 2016] 삼성전자 ‘기어 VR 체험존’ 큰 인기
입력 2016-01-09 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