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겨울 미국 애리조나에서 전지훈련을 하던 NC 다이노스 투수 원종현(29)은 어지럼증 때문에 조기 귀국했다. 그런데 진료 후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바로 자신이 대장암에 걸렸다는 것이었다. 곧바로 수술을 했다. 그리고 수술보다 어려운 항암치료를 시작했다.
그랬던 원종현이 1년 만에 완치돼 2016시즌을 준비한다. 오는 15일 애리조나에서 시작하는 스프링캠프에 합류한다.
8일 수화기 너머 들린 그의 목소리는 밝았다. 원종현은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스프링캠프에 참여하는 게 꿈만 같다”고 했다. 그는 “처음 대장암 판정을 받았을 때 많이 놀랐다”고 했다. 그리고 죽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엄습했다고 술회했다. 수술 후 항암 치료도 힘들었다. 몸무게가 금세 8㎏나 빠졌다. 그보다 두려운 것은 자신이 사람들에게 잊혀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암을 극복한 원동력이 뭐냐고 물어봤다. 원종현은 “주변에서 많이 도와주셨다. 팬들의 응원도 많은 힘이 됐다”고 감사해 했다. 실제 동료와 팬들은 끊임없이 그를 기억하며 암을 극복하기를 기원했다. NC는 지난해 두산 베어스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시구자로 원종현을 선택했다. 또 홈 플레이트 뒤와 선수 모자에 ‘155K’를 새기며 그의 복귀를 바랐다. 155K는 시속 155㎞ 직구를 던졌던 원종현을 지칭한 것이었다. 그는 “팀에서 모창민과 김진성이 꾸준히 메시지를 보내며 안부와 함께 구단 소식, 경기 상황 등에 대해 알려줬다”며 “팬들도 내 사진을 모은 팬북을 만들어주셨고, 건강식품도 계속 챙겨주셨다”고 소개했다.
원종현은 이런 응원에 힘입어 몸을 추슬렀고, 결국 스프링캠프에 부름을 받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11월에 시작된 자체 마무리캠프에도 참여했다. 그는 “마무리캠프 때는 무리를 하면 안 되는 단계였기 때문에 가벼운 운동부터 시작했다. 그래서 다른 선수들보다 늦게 몸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제 원종현은 더욱 힘든 훈련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복귀를 위해 필요한 과정이다. 병마와 싸우느라 망가진 몸을 재건해 NC의 핵심 투수로 다시 일어설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아직 피칭까지는 아니고 캐치볼을 하는 단계”라면서도 “몸 상태가 더 좋아지면 스피드가 날 것이다. 반드시 재기해서 다시 시속 155㎞ 공을 던지겠다”고 강조했다.
그에게는 또 하나의 소망이 있다. 바로 NC의 창단 첫 우승에 힘을 보태는 것이다. 원종현은 “전반기가 됐든 후반기가 됐든 복귀를 해서 안 아프고 1군에서 뛰는 게 1차적인 목표”라면서 “그리고 팀의 우승에 힘을 보태겠다. 우승을 위해서 조금이라도 내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끝으로 팬들에게 “항상 기다려주셔서 여기까지 왔다. 감사하다”며 “이제 새해가 시작됐다. 앞으로도 건강하게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인터뷰] NC 원종현 투수 “암도 이겼는데… 다시 155㎞ 공 던지겠다”
입력 2016-01-08 2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