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확성기 방송 효과는 지난해 8월 비무장지대(DMZ) 내 북한 목함지뢰 도발 당시 분명하게 확인됐다. 북한은 우리 군이 11년 만에 방송을 재개하자마자 조준사격을 경고했고 결국 대화테이블로 나왔다. 북한은 당시 고위급 접촉 과정 내내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중단을 강력히 요구했다. 그만큼 북한에 위협적이기 때문이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1962년부터 시작됐다. 기당 500W급 48개 대형 스피커를 통해 고성에서 진행된 확성기 방송은 휴전선은 물론 인근 지역까지 전파돼 군인들과 주민들을 동요시켰다. 확성기는 낮에는 10㎞ 정도, 밤에는 20여㎞까지 전달된다. 군에 근무했던 탈북자들은 “남측이 실시하는 대북 확성기 방송을 지속적으로 들은 뒤 전투의지가 약해지기도 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대북 방송 내용은 ‘오늘의 날씨’에서부터 북한 정권의 치부를 드러내는 소식까지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 휴전선 인근 북한 군인들은 이 방송의 날씨 정보에 따라 빨래를 말리기도 하고 슬픈 노래가 나오면 진지에서 나와 배회하기도 했다. 특히 주체사상과 우상화 교육 등으로 세상물정 모르고 갓 입대한 북한 사병들에게는 내용 가운데 충격적인 것이 적지 않았다. 때문에 2004년 북한이 남북 장성급 회담에 나와 대북방송 중단을 강력히 요구했다. 남북 합의에 따라 2004년 6월 15일 대북 확성기 방송은 중단됐다.
하지만 군은 지난해 8월 4일 북한의 지뢰 도발 후 6일 만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 군사분계선(MDL) 인근 11곳에 설치된 확성기 서부전선과 동부전선 일대에서 일부 가동됐다. ‘자유의 소리 방송’으로 이름 붙여진 방송은 우리 체제의 우월성은 물론 대한민국 발전상 홍보, 민족 동질성 홍보, 북한사회의 실상 등 4개 영역으로 나눠져 매일 8시간씩 방송됐다. 특히 북한군 젊은 병사들을 타깃으로 아이돌 가수 ‘아이유’ ‘빅뱅’ 등의 노래도 내보냈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8·25합의에 따라 다시 중단됐다. 일부만 가동했던 지난해와 달리 이번에는 전 전선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이 재개된다. 북한의 압박감은 클 전망이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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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1-07 21: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