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클라이밍 체험기] 갖추어야 할 장비와 주의사항… 얼음 찍는 아이스바일 50㎝짜리 적당

입력 2016-01-09 04:12
빙벽화(위)와 아이스바일

아이스클라이밍(빙벽 등반)은 빙벽 장비를 이용해 가파른 빙벽을 오르는 익스트림 스포츠다. 정복에 대한 성취감과 쾌감이 크고 신체 균형감도 키울 수 있다. 유럽에서 특히 인기가 많은 종목으로 2022년 동계올림픽 정식종목 채택을 노리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꽁꽁 얼어붙은 얼음벽을 올라야 하는 만큼 일반 스포츠클라이밍에 비해 많은 주의와 기술이 요구된다. 반드시 갖춰야 할 장비들도 있다.

안전이 제일이다. 헬멧 등 기본 장비는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빙벽 등반에서 개인 기량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은 자신에게 적합한 아이스바일을 선택하는 것이다. 아이스바일은 50㎝짜리가 가장 많이 쓰인다. 너무 짧으면 빙벽을 내리찍는 동작을 자주 반복하게 돼 체력 소모가 크다. 620∼750g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적당하다. 아이스바일 앞쪽의 날카로운 부분인 피크는 역곡선형이 효과적이다. 빙벽에 잘 박히고 회수가 쉬운 편이라 수직 빙벽 루트에서 힘을 발휘한다.

아이스바일을 찍는 지점은 팔이 닿을 수 있는 가장 높은 지점보다 5㎝쯤 아래가 좋다. 다른 등반자가 찍어 얼음이 오목한 부분과 고드름 사이가 포인트다. 아이스바일을 박을 땐 손목 스냅을 이용해야 한다. 큰 빙벽이나 빙폭 등반의 경우 많은 타격 회수를 요구하기 때문에 정확한 타격으로 팔 힘을 아끼는 것이 중요하다.

빙벽화는 딱딱한 플라스틱 이중화를 고르는 것이 현명하다. 조금 큰 사이즈를 신는 일반 등산화와 달리 발에 딱 맞는 신발이 좋으며 오르기 전에 끈을 단단히 조여야 한다.

크램폰은 경사가 심한 얼음이나 단단한 설사면·빙벽을 오를 때 등산화 밑창에 부착해 미끄러짐을 방지하는 장비다. 발톱 수는 4∼20개짜리로 다양한데 일반적으로 12개 정도가 많이 쓰인다.

크램폰 사용도 중요하다. ‘키킹’ 기술이다. 키킹을 할 때는 피켈을 잡은 손에 힘을 빼고, 몸을 늘어뜨린 뒤 발이 움직일 공간을 확보하는 게 급선무다. 얼음을 찍는 방향도 중요하다. 내려찍지 말고 약간 아래쪽에서 위로 찍는다는 기분이 들어야 한다.

프런트 포인팅은 빙벽 등반의 기초 테크닉으로 빙벽화에 부착한 크램폰의 앞 발톱을 이용해 빙벽을 찍으며 오르는 기술이다. 아이스바일로 빙벽을 타격할 때는 배를 빙면에 밀착한 상태에서 움직이지만, 프런트 포인팅을 할 때는 엉덩이를 뒤로 빼 발길질할 부분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빙벽 등반을 할 때 지켜야 할 에티켓도 알아두는 게 좋다. 등반자가 많은 곳은 피한다. 또 낙빙(얼음조각이나 덩어리가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했을 때는 “낙빙”이라고 크게 외치는 것이 기본 에티켓이다. 등반 중에는 추월하거나 갑작스럽게 하강하지 않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남호철 여행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