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4만 농민을 대표하는 농협중앙회장을 뽑는 선거가 오는 12일 치러진다. 특히 이번 선거는 최원병 현 회장의 연임으로 8년 만에 치러지는 데다 총선을 앞두고 있어 ‘농심(農心)의 향배’를 가늠하려는 정치권의 관심이 더욱 집중되고 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와 쌀 시장 개방 등으로 농업 분야의 위기의식이 높아진 상황에서 협동조합인 농협의 역할을 제대로 정립해야 한다는 요구도 높다.
◇간선제 전환 후 첫 선거, 잡음 많던 ‘농민대표’ 누가 될까=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제23대 농협중앙회장 선거에는 경기도 출신 이성희(67) 전 낙생농협 조합장, 경남 출신 최덕규(66) 합천가야농협 조합장, 경북 출신 하규호(58) 경북농업경영인조합장협의회장, 서울 출신 박준식(76) 농협중앙회 상생협력위원회 위원장, 경남 출신 김순재(50) 전 동읍농협 조합장, 전남 출신 김병원(63) 전 농협양곡 대표이사(기호순)가 후보 등록을 했다.
각 후보들은 농업 분야 시장 개방이 확대되는 위기에 어떻게 대처할지 등에 대한 나름의 처방을 내놓으며 경쟁하고 있다. 무엇보다 농협 스스로 개혁을 통해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번 선거가 농협중앙회장 임기를 4년 단임제로 바꾸고 치르는 첫 선거라는 점도 상징적이다. 농협중앙회장은 8만여명의 임직원을 가진 거대 조직의 대표자리인 데다 이전까지는 무제한 연임이 가능해 각종 비리 등에 연루돼 왔다. 1988년 민선시대가 열린 이후 1∼3대 농협회장이 모두 구속되고 2007년 네 번째 선출직에 오른 최 현 회장도 지난해 측근비리 의혹에 시달렸다.
이번 선거는 또 지금까지는 지역 조합장들이 직접 투표했던 것과 달리 지역별 조합장 회의에서 선출된 대의원(290명)들이 투표하는 간선제로 치러져 선거 혼탁 양상이 덜해질지도 관심 대상이다.
◇최덕규·이성희·김병원 3파전? 결선투표 변수 관건=여론조사 기관 글로벌리서치가 5∼6일 농협 대의원 1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이성희(24.8%) 김병원(15.9%) 최덕규(14.2%) 후보 순으로 당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앞서 알앤써치가 지난달 28∼29일 실시한 ‘차기 농협중앙회장 적합도’ 조사에서는 최덕규(25.4%) 이성희(23.4%) 김병원(19.0%) 후보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결선투표를 치르는 방식인 만큼 이 같은 지지도로는 명확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1차 투표에서 탈락하는 후보와 그 지지자들이 결선투표에서 누구에게 표를 던지느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뒤바뀔 수 있다. 후보자들의 지역에 따른 대결 구도가 강해지면 대의원 수 등에 따라 결과 당락이 좌우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지역별 대의원 수는 경기가 43명으로 가장 많고 경북 42명, 전남·충남 각 35명 순이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농협중앙회장 12일 선출] 234만 농민대표 선거 D-4… 총선 앞두고 정치권도 촉각
입력 2016-01-07 20: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