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 날씨에도 지중해를 건너다 익사하는 난민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난민들이 구매하는 구명조끼 대부분이 안전기준에 미달하는 가짜인 것으로 드러났다. 정상 구명조끼는 착용자가 무의식 상태라 하더라도 최소 12시간 이상 물에 뜨도록 해주지만 가짜는 오히려 물을 흡수해 착용자를 가라앉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터키 영문 일간 투데이자만은 6일(현지시간) 터키 경찰이 서부 해안도시 이즈미르에 위치한 작업장을 덮쳐 가짜 구명조끼 1263벌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당시 현장에서 일하던 인부 4명 중 2명은 시리아 출신 난민 어린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가짜 구명조끼는 보통 정품 브랜드인 ‘야마하(Yamaha)’와 혼동되도록 ‘야마사(Yamaxa)’로 이름 붙여진 채 판매된다. 정상 조끼를 제작할 때는 안전규격에 맞춰 75리라(약 3만원)가 들지만 가짜 조끼는 35리라(약 1만4000원)가 든다.
작업장이 적발된 이즈미르 도시는 난민들이 그리스로 넘어가기 위해 모이는 주요 집결지 중 하나다. 투데이자만은 최근 정부 단속에도 불구하고 난민들을 불법 고용해 저임금으로 착취하는 업자들이 늘고 있다면서 이번 사업장 역시 비슷한 예라고 설명했다.
같은 날 이즈미르와 발리케시르 해안가에서는 지중해를 건너다 익사한 난민 34명의 시체가 발견됐다. 이 중 최소 3명은 어린이인 것으로 파악됐다. 국제이주기구(IOM)에 의하면 지난해 지중해에서 익사한 난민은 확인된 인원만 3771명에 달한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난민 잡는 ‘짝퉁 구명조끼’ 공장 적발… 난민아동까지 고용해 돈벌이
입력 2016-01-07 2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