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계명대 학생과 교직원 8명이 스리랑카에서 뎅기열에 집단 감염돼 귀국했다. 뎅기열은 모기를 매개로 옮겨지고 사람 간에 전파되지는 않는다. 다만 두 번째로 감염되면 치사율이 20∼40%로 높아질 수 있다. 동남아시아 여행객의 주의가 요구된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달 23일 약 45일 일정으로 스리랑카 콜롬보를 방문한 대학생 자원봉사단 35명 중 6명이 뎅기열로 확진됐고, 나머지 2명도 현지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7일 밝혔다. 6명은 지난달 28∼31일 귀국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신속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2명과 나머지 단원 전원도 지난 4일 귀국했다. 봉사단은 교수 1명과 교직원 2명, 대학생 32명으로 구성됐다.
한국인이 해외에서 집단으로 뎅기열에 감염되기는 처음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봉사활동 장소인 초등학교에 매트리스를 깔고 생활해 감염되기 쉬운 환경에 노출돼 있었다”고 말했다.
뎅기열은 모기에 의해 전파되는 감염병이다. 갑작스러운 고열과 두통, 근육통, 백혈구 감소 증상 등이 나타난다. 매개 모기는 열대와 아열대 지역에 분포한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필리핀 태국 브라질 멕시코 등에서는 풍토병으로 토착화됐다. 주로 4∼10월에 유행하는데 이번에는 온난화로 현지 기온이 높아져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댕기열이 발생한 적은 없지만 해외에서 감염돼 귀국하는 환자는 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우리나라도 평균기온이 높아지고 있어 유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뎅기열의 치사율이 낮지만 결코 얕잡아봐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뎅기열은 혈청형에 따라 4가지 종류가 있다. 한 차례 감염된 사람이 다른 3가지 혈청형의 뎅기열에 감염되면 중증으로 진행돼 치사율이 20∼40%까지 올라간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뎅기열에 감염된 적이 있다면 고열이 날 때 의사에게 이를 알려야 효과적 대처가 가능하다”면서 “동남아 여행객은 가급적 냉방시설이 되는 숙소에 머물고 해질녘부터 새벽 사이 외출할 때는 긴소매 옷과 긴바지를 입어야 한다”고 말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동남아 여행 주의!… 국내 첫 뎅기열 해외 집단 감염
입력 2016-01-07 20: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