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질 개선 도심 하천의 ‘기적’] 울산 태화강에선 굴들의 속삭임… 석화 대량 서식지 발견

입력 2016-01-07 20:01
울산 태화강 하구 명촌천 부근에서 발견된 굴 서식지 모습. 현대차 제공

죽음의 강에서 생명으로 강으로 다시 태어난 울산 태화강에서 굴(석화)이 대량 서식하고 있는 게 처음으로 확인됐다. 굴은 남해안이나 서해안에서 주로 서식하지만 동해안에서는 울산 태화강이 유일한 서식지다.

한국로드킬예방협회 강창희(현대자동차 환경팀 차장) 대표는 20년간 태화강 하구 생태환경을 관찰해온 결과, 최근 태화강 하구에서 굴 서식지를 발견했다고 7일 밝혔다.

굴 서식지는 태화강 하구 명촌천 합류지점인 현대차 울산공장 사내하천과 옛 방사보가 있던 자리다. 발견된 굴은 강굴과 참굴 종류다. 강굴은 명촌천과 태화강 하구가 만나는 지점의 물에 잠긴 강바닥 부위(길이 70여m, 폭 20여m)에서 담치, 따개비 등과 엉켜 서식하고있었다. 참굴은 같은 지점 강 양측 석축과 교각 등(길이 100여m)에 널리 퍼져 개체수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관찰됐다.

울산은 1970년대 산업화된 이후 수질오염으로 태화강 하구 일대의 바윗돌이나 목책 등에 부착한 굴들이 폐사를 반복해 서식지를 제대로 형성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대표는 “그동안 좀처럼 굴이 정착을 못했는데 태화강 수질이 좋아지면서 2∼3년 전부터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굴의 위장기관은 오염물질을 들이마tu 깨끗한 물을 배출하는 기능을 갖고 있어 굴 한개가 하루에 물 10ℓ를 정화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태화강에 재첩·바지락에 이어 굴까지 서식한다는 것은 태화강 하구의 강물이 더 맑아지고 자연생태계 역시 살아나고 있다는 증거”라며 “앞으로 서식 종과 양을 분석해 적정생물 번식과 수질개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