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4차 핵실험 후폭풍] 北 4차 핵실험 위력은… 정부 6kt 분석했지만 최대 38kt 달할 수도

입력 2016-01-07 21:01
북한이 시행한 4차 핵실험은 어느 정도의 위력을 지니고 있을까. 정부는 6㏏으로 분석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정답’이 없다. 옆에서 지켜보지 않는 이상 파괴력 측정 방법은 핵실험 시 발생하는 인공지진의 규모를 TNT 폭발력으로 환산하는 모델들을 통해 유추하는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지구 곳곳에서 측정된 리히터 규모의 차이와 모델의 적용방식에 따라선 이번 핵실험 파괴력이 최대 38㏏에 달할 수도 있다. 따라서 북한의 정확한 핵능력을 평가하기 위해선 대북 정보망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7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진 규모를 통한 핵무기 위력 측정은 주관적 가정과 변수가 너무 많아 불확실성이 크다”며 “산정방식에 따라 핵실험의 위력이 현재 평가치보다 급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핵실험 파괴력을 측정하기 위해선 지진파를 분석해야 한다. 하지만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핵실험을 하면 지진파가 동해안을 거쳐 원주 한국지진파관측소(KSRS)에 도달한다. 이를 분석하기 위해선 동해안의 3차원 해저지도를 정확히 파악해야 하지만 불가능하다. 오차가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 아산정책연구원이 2013년 내놓은 ‘북한 핵실험에 대한 기술적 분석’ 보고서를 보면 3차 핵실험의 경우 정부 분석(6∼7㏏)과 달리 최대 38㏏에 달할 수도 있다. 이는 지진 규모 측정값과 파괴력 산출 모델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정부는 당시 인공지진 규모를 4.9로 발표했지만 독일 연방지질자원연구소는 5.2로 측정했다. 산출 모델 역시 정부가 사용하는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 방식과 머피 지진모델 방식으로 나뉜다. 정부 발표인 6∼7㏏은 규모 4.9에 CTBTO 방식을 사용한 가장 낙관적인 방법이다. 독일 측정값에 머피 모델을 적용하면 38㏏이 나온다. 4차 핵실험 역시 유럽 지중해지진센터(EMSC)가 측정한 최대치 지진 규모 5.2에 머피 모델을 적용하면 파괴력이 38㏏에 달하는 셈이다.

군과 정보 당국은 “4차 핵실험이 6㏏에 불과한 만큼 수소탄은커녕 증폭핵분열탄이라고 봐도 실험에 실패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하지만 정확한 수치가 아니라면 신뢰도가 낮아질 수밖에 없다. 강준구 조성은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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