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두 시즌 연속 K리그 클래식(1부 리그)을 제패하며 ‘절대 1강’으로 군림한 전북 현대. 2015 시즌이 끝나자마자 3연패를 위해 이적시장에서 잇따라 대어들을 낚기 시작했다. 그러자 최근 몇 시즌 동안 돈줄을 죄었던 FC 서울이 발끈하며 ‘선수 쇼핑’에 나섰다. 전력이 급상승한 서울은 전북의 3연패를 저지할 대항마로 떠올랐다.
서울은 2012년 리그 우승 이후 주축 선수들을 많이 잃었다. ‘몬테네그로 특급’ 데얀(35)과 하대성(31)이 2013 시즌이 끝난 뒤 중국으로 떠났으며 김주영(28)과 에스쿠데로(28)도 2014 시즌을 마치고 이적했다. 서울은 전력이 크게 약화됐지만 최용수 감독의 리더십에 힘입어 지난 시즌 FA컵 정상에 오르며 자존심을 세웠다. 명가 재건에 박차를 가한 서울은 2016 시즌을 앞두고 데얀과 조찬호(30·이상 공격수), 신진호(28·미드필더), 유현(32·골키퍼) 등을 영입했다.
데얀은 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입단 기자회견에서 “2년 만에 서울로 돌아와 행복하다”며 “K리그에서 많은 기록을 만들었는데 더 좋은 기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나는 나 자신을 믿는다. 우리는 올해 챔피언이 될 수 있다”고 호언했다. 이어 “서울엔 아드리아노, 박주영, 정조국 등 좋은 공격수들이 많이 있다. 중국에서 서울의 경기를 많이 봤고 아드리아노의 활약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데얀-아드리아노-박주영 조합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데얀은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서울에서 뛰며 한국프로축구 사상 최초로 3년 연속(2011∼2013년) 득점왕을 차지했다. 또 2012년 31골로 K리그 역대 한 시즌 개인 최다골 기록도 세웠다. 아드리아노는 2014 시즌 K리그 챌린지(2부 리그) 득점왕이 된 후 이듬해 1부 리그에서 15골을 넣어 득점 2위에 오른 골잡이다. 지난 시즌 서울에 복귀한 박주영은 시즌 초반 부진을 겪었지만 7골로 선전했다.
최 감독은 “데얀, 아드리아노, 박주영이 호흡을 잘 맞춘다면 무서운 공격력을 발휘할 것”이라며 “우리 선수들에게 한 골을 먹더라고 두 골을 넣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 주고 싶다. 서울을 더 공격적인 팀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전북은 매년 강팀으로 지목돼 왔다. 전북의 독주를 가만히 지켜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좋은 선수들이 많이 들어온 올해는 모든 에너지를 쏟아내 전북의 독주를 막겠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지난 4일 전북 완주 클럽하우스에서 가진 영입 선수 기자회견에서 “서울이 우리의 3연패를 저지할 유력한 후보”라며 “선수 보강도 잘했고, 기존의 틀을 유지하면서 잘하고 있다. 리그를 운영함에 있어서 우리보다 강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경계했다.
서울과 전북은 오는 3월 1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16 시즌 공식 개막전에서 격돌한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프로축구] 돌아온 데얀, 전북 3연패 저지 대안… FC 서울, 2년만에 中서 복귀시켜
입력 2016-01-08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