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4차 핵실험 후폭풍] “핵실험 보도 이춘희는 허풍 아줌마”… 칠순의 노익장 과시 ‘눈길’

입력 2016-01-07 21:04

북한의 수소탄 시험 성공 보도는 ‘김정일의 입’으로 유명한 이춘희(73·사진) 아나운서가 진행했다. 이 아나운서의 격정적인 음성 톤과 과장된 억양은 북한에서 ‘기백 있는 목소리’로 불려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 소식을 그가 전담하다시피 했다. 현재 조선중앙TV 부처장으로 알려진 이춘희는 김 위원장 사망 소식과 2006년 이후 3차례 이어진 핵실험 뉴스 등 북한의 중대사안 보도를 도맡아왔다.

중국 언론들은 북한의 핵실험뿐만 아니라 이 아나운서의 보도에 대해서도 관심을 쏟고 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6일 “칠순의 노장이 등장해 울림이 있고 힘찬 목소리로 간담을 서늘케 했다”고 평한 반면,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그를 ‘미시즈 밤바스틱(Mrs Bombastic·허풍 아줌마)’이라고 부르며 북한의 핵실험 보도를 과장되게 전달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이 아나운서가 고령이라 예전만큼 힘 있는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북한이 중요한 순간마다 이춘희를 내세우는 이유는 그만이 낼 수 있는 강한 목소리와 어조가 돋보인다는 평가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중국의 한 관영언론은 “북한 아나운서 가운데 이춘희의 기세가 중대한 소식을 발표하기에 가장 어울린다”고 했다.

이 아나운서는 2011년 10월부터 약 2달간 조선중앙TV에 나오지 않아 교체설, 와병설, 실종설 등이 돌기도 했다. 그러나 같은 해 12월 김정일이 사망하자 검은 상복 차림으로 뉴스를 진행하며 방송에 복귀했다. 이 아나운서는 2012년 중국 국영 CCTV 설 특집방송에 출연해 “요즘은 여성 앵커들이 곱고 젊은데 TV 화면은 확실히 곱고 젊어야 되겠다”며 방송을 쉰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고승혁 기자 marquez@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