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4차 핵실험 후폭풍] 6kt 핵폭탄 서울에 떨어지면 “20만여명 사망·반경 1.2㎞ 불길”

입력 2016-01-07 21:00

북한이 6㏏ 규모의 핵폭탄을 서울에 떨어뜨린다면 어떤 결과를 초래할까. 한마디로 1945년 8월 6일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미군의 핵폭탄과 유사한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히로시마 시민 24만명 가운데 7만명이 즉사하고 방사선 피해로 14만명이 사망하는 등 20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핵 전문가 건양대 군사학과 김태우 교수가 7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당시 히로시마에 투하된 핵폭탄 ‘리틀보이’는 12㏏으로 폭발력이 북한이 이번에 실시한 핵실험 폭발력(6㏏)보다 2배나 높다. 하지만 서울 인구밀도와 건물 집결도를 고려하면 피해규모는 당시와 비슷할 것으로 분석됐다.

2013년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했을 때 피해규모를 산정했던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황일순 교수도 유사한 견해를 피력했다. 3차 핵실험 시 폭발력은 6∼7㏏으로 이번 4차 핵실험과 비슷했다. 황 교수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인명피해는 당시보다 더 클 수 있다”며 “2개월 내 20만명 이상이 사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황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핵폭발에 의한 불길은 반경 1.2㎞까지 번지고 건물파손은 반경 2㎞까지 진행될 것으로 추산됐다.

핵폭탄이 공중에서 폭발하면 폭풍과 열, 방사선으로 인해 인명살상과 건물파괴, 환경오염이 발생한다. 핵폭발 에너지의 55%는 폭풍으로, 30%는 열복사선, 15%는 방사선으로 방출된다. 핵폭탄이 폭발하면 즉시 불덩어리가 형성되고 1초 뒤 버섯 모양의 구름이 높이 치솟으면서 열복사선이 빠른 속도로 전파된다. 열복사선에 노출된 건물은 무너지고 화재에 휩싸여 건물 안 사람들은 즉시 목숨을 잃게 된다. 핵폭발로 형성된 방사선은 광범위한 지역을 오염시킨다.

핵폭탄 피해에 대한 연구는 수차례 있었다. 2004년 미국 환경기구 천연자원보호협회(NRDC)는 북한이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한미연합사령부가 있는 용산 삼각지 상공 500m에서 15㏏의 핵폭탄을 투하할 경우 반경 1.8㎞ 이내는 초토화되고 4.5㎞는 반파될 것으로 추산했다. 또 즉시 사망 40만명, 추가 사망 22만명 등 총 62만명이 목숨을 잃을 것으로 평가했다.

100m 상공에서 핵폭탄이 폭발한다면 낙진이 적을 경우 84만명이 사망하고 지면에서 폭발시켜 낙진이 많을 경우에는 125만명이 목숨을 잃을 것으로 나타났다. 이 협회는 최악의 경우 서울 인구의 약 10%가 사망할 수도 있다고 추산했다.

같은 해 미 국방부 산하 국방위협감소국(DTRA)이 서울·오산·부산에 대한 핵폭격 피해 시뮬레이션을 실시한 결과, 서울에 100㏏의 핵폭탄이 폭발할 경우 1차 폭발로 31만명 사망, 23만명 중상, 2차 방사능 낙진피해로 338만명, 방사능 낙진에 의한 중경상 237만명 등 총 630만명이 피해를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군기지가 있는 오산은 15만명, 부산은 82만명이 피해를 입는 것으로 추산됐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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