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4차 핵실험] 예측 불가… 철저한 ‘김정은式’
입력 2016-01-06 21:34
북한의 4차 핵실험은 사전 예고 없이 기습적으로 이뤄졌다. 1∼3차 핵실험 때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관련국에 핵실험 계획을 미리 통보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다. 우리 정보 당국은 북한이 과거와 달리 이번 핵실험을 이들 국가에 사전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북한은 2006년 10월 9일 1차 핵실험을 하기에 앞서 위임에 따른 외무성 성명을 통해, 2009년 5월 25일 2차 때는 외무성 대변인 성명을 통해 “핵실험 불가피” “자위적 조치 부득불 진행” 등을 예고했다. 가장 최근인 2013년 2월 12일 3차 핵실험 때도 사전에 국방위원회 성명을 내놨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당 간사인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1∼3차 핵실험에선 (북한이) 미·중에 하루 전 통보하면 미국이 우리한테 알려줬는데 이번엔 전혀 없었다”고 했다.
북한의 ‘깜짝’ 핵실험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예측 불가능한 통치 스타일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김 제1비서는 내부적으로는 공포정치를, 대외적으로는 중국과의 관계 악화도 감수하는 초강경 노선을 이어가고 있다. 집권 초였던 3차 핵실험 때만 해도 선대의 영향이 남아 있어 중국에 통보라도 했지만 이번엔 철저히 ‘김정은식’으로 했다는 것이다. 김 제1비서는 올해 신년사에서 경제를 앞세우고 핵 관련 언급은 자제하며 대화 의지를 내비치더니 불과 닷새 만에 무력 도발을 감행했다.
오는 5월 36년 만에 열리는 당대회를 앞두고 국방력을 과시하는 동시에 미국을 향해 평화협정 체결을 촉구하기 위한 다목적 카드라는 분석도 나온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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