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6일 소형화 수소탄 실험을 실시했다고 발표했다. 2013년 2월 12일에 이은 4차 핵실험에 해당하는 것으로, 미·중·러에 통보도 하지 않은 채 전격 강행됐다. 북한이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확고한 추가 핵개발 의지를 보이면서 대화 모드로 진입했던 남북관계는 물론 한반도 정세 전체가 급랭될 전망이다.
북한 조선중앙TV는 낮 12시30분 특별 중대보도를 통해 “조선노동당의 전략적 셈법에 따라 주체 105(2016)년 1월 6일 10시 주체조선의 첫 수소탄 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고 보도했다. 이어 “우리의 지혜, 우리의 기술, 우리의 힘에 100% 의거한 이번 시험을 통하여 우리는 새롭게 개발된 시험용 수소탄의 기술적 제원들이 정확하다는 것을 완전히 확증했다”며 “소형화된 수소탄의 위력을 과학적으로 해명했다”고 주장했다.
방송은 또 “진정한 평화와 안전은 그 어떤 굴욕적인 청탁이나 타협적인 회담탁자에서 이뤄지지 않는다”며 “우리의 정의로운 핵 억제력을 질량적으로 부단히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1, 2, 3차 핵실험 때와 달리 북한은 이번 핵실험 사실을 주변국에 전혀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조선중앙TV 보도는 오전 10시30분쯤 양강도 백암군 인근에서 지진이 감지된 지 두 시간 만에 나왔다.
이와 관련,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은 이번 핵실험에 대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에 의해 계획적으로 의도된 핵실험”이라고 밝혔다고 국회 정보위원장인 새누리당 주호영 의원이 전했다.
우리 정부는 수소탄 실험이 아니라 수소탄의 전 단계인 증폭핵분열탄 실험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국정원은 국회 정보위 여당 간사인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에게 “북한이 수소탄이라 하는데, (지진 규모를) 측정한 것으로 봤을 때 아닐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지난번 3차 핵실험의 위력은 7.9㏏, 지진파 규모가 4.9였는데 이번엔 6.0㏏, 지진파 4.8로 더 작게 나왔다”며 “수소탄은 (위력이) 수백㏏이 돼야 하고 실패해도 수십㏏은 돼야 한다”고 했다고 이 의원이 전했다.
그러나 국방부와 정보 당국은 이번 실험을 통해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경량화 기술은 상당 부분 확보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정보 당국 관계자는 “핵개발 기간을 고려할 때 핵무기 소형화 기술을 상당히 확보한 것으로 평가한다”면서 “평양시 용덕동 고폭실험장 폭발구 크기가 급격히 줄어든 것도 이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1989년 이 고폭실험장의 폭발구 크기를 처음 포착했을 때 크기가 4m였고, 2001년에는 1.5m였다가 최근에는 1m로 훨씬 작아졌다는 것이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12월에도 동해에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사출시험을 실시하는 등 대남(對南) 무력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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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
[北 4차 핵실험] 北 “수소탄 실험 성공”… 中도 몰랐다
입력 2016-01-06 21:43 수정 2016-01-07 00: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