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검 검사급 560명 인사] 유병언 수사팀 살고… 국정원 수사팀은 좌절

입력 2016-01-06 21:02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검거 실패로 문책성 인사를 받았던 검사들이 요직에 기용됐다. 사실상의 ‘복권’이다.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에서 상부와 마찰을 빚었던 검사들은 2년째 수사 일선 복귀가 좌절됐다.

법무부는 6일 고검 검사급(차장·부장) 검사 560명 인사를 13일자로 단행했다. 이동열(사법연수원 22기) 법무연수원 용인분원장이 서울중앙지검 3차장에 발령됐다. 특수부·강력부·첨단범죄수사부 등을 지휘하는 자리다. 특별수사 베테랑인 이 분원장은 순천지청장 재직 때 관할지역에서 유 전 회장 사체가 발견된 뒤 한직에 머물렀다. 유병언 특별수사팀을 이끌었던 김회종(23기) 서울고검 검사는 진주지청장, 검거팀장이던 주영환(27기) 부산고검 검사는 신설되는 부패범죄특별수사단 1팀장으로 전보됐다.

서울중앙지검의 공안·외사를 담당하는 2차장에는 ‘공안통’ 이정회(23기) 수원지검 2차장이 임명됐다. 이 차장은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특별수사팀의 2기 팀장으로 투입됐었다. 그에 앞서 상부 결재 없이 국정원 직원들을 체포하고 공소장 변경 신청을 했던 윤석열(23기) 대구고검 검사는 대전고검으로, 박형철(25기) 대전고검 검사는 부산고검으로 수평이동됐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 공소유지를 맡고 있는 박 검사는 재판 때마다 서울과 부산을 오가야 할 처지다.

법무부는 서울중앙지검에 방산비리를 전담 수사할 방위사업수사부를 신설키로 하고 초대 부장에 박찬호(26기)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장을 내정했다.

김진태 전 검찰총장 시절부터 강조된 ‘하방(下方)’ 인사 기조에 따라 서울중앙지검 특수·공안부장들은 대거 지방청 부장에 배치됐다. 김광수(25기) 법무부 대변인은 유임, 대검 대변인에는 김후곤(25기) 대구지검 서부지청 부장이 임명됐다.

이번에도 사표 제출 후 청와대에서 근무하다 검찰에 복귀하는 관행이 되풀이됐다. 권정훈(24기)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법무부 인권국장에 임명되는 등 청와대 파견 검사 4명이 신규 임용 형식으로 친정에 돌아왔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