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지진파의 특성, 공중음파 유무를 바탕으로 이번 인공지진을 핵실험으로 결론 내렸다. 과거 북한의 1∼3차 핵실험 때에도 이런 과학적 분석을 바탕으로 실험 장소, 규모, 핵실험 여부 등을 파악했다.
기상청은 6일 오전 10시30분쯤 함경북도 길주군에서 48㎞가량 떨어진 지점에서 규모 4.8의 인공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발생 장소는 북위 41.30도, 동경 129.09도로 측정됐다. 지진파는 속초관측소에서 10시30분48초에 처음 관측됐다. 이어 동두천, 울릉도 등 전국 145개 관측소 대부분에서 관측했다.
자연지진과 인공지진은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지진이 발생하면 두 가지 지진파(P파, S파)가 발생한다. P파는 매질(파동을 매개하는 물질)을 수평으로, S파는 수직으로 흔들며 이동한다. P파는 초속 7∼8㎞, S파는 초속 4∼5㎞로 전파된다.
이런 특성 때문에 자연지진이면 P파가 먼저 관측되고, 이어 S파가 더 큰 진폭으로 찾아온다. 반면 인공지진은 S파가 아주 작게 나타난다. 이번에도 북한의 1∼3차 핵실험 때처럼 S파가 P파보다 훨씬 작았다.
지진파 외에 공중음파(20㎐ 이하의 저주파)도 핵실험 여부를 판별하는 열쇠다. 지하 몇㎞ 깊이에서 발생하는 중소 규모 자연지진은 지구 내부로만 지진파를 발생한다. 반면 지표 근처에서 발생한 인공지진은 공중음파가 방출돼 먼 거리에서도 관측이 가능하다. 규모가 큰 자연지진일 경우 공중음파가 발생하지만 지속시간이 길고 복잡해 인공지진과 구분된다.
공중음파는 초속 340m 정도로 전달돼 지진파보다 늦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핵실험 후 약 17분 지난 오전 10시47분45초에 고성군 간성관측소에서 공중음파가 최초로 관측됐다고 발표했다. 신진수 지질자원연구원 국토지질연구본부장은 “음원 신호가 발생한 최초 지점과 지진파가 시작된 곳이 일치했다”며 “북한이 핵실험을 한 결정적 증거”라고 설명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7일 오후 군의 협조를 얻어 동해 북방한계선 근처에서 북한 핵실험의 방사능물질을 함유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공기를 포집할 예정이다. 8일쯤 분석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핵실험이 지하에서 이뤄진 경우 방사능물질이 지상으로 나오는 경우가 드물다. 2013년 있었던 북한의 3차 핵실험에선 방사능물질이 나오지 않았다.
기상청 관계자는 “6일 오전 함북 길주군을 중심으로 기류의 대부분이 동쪽을 지나 일본 중북부 지방으로 이동했다. 7일엔 서풍이 불어 기류가 일본열도 북부 지방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방사능물질 영향은 없을 것으로 봤다.
홍석호 민태원 기자 wi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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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1-06 2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