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탄산음료 업체 코카콜라가 새해 축하 광고에 러시아 지도를 실었다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 간 영토 분쟁에 휘말려 곤욕을 치렀다.
우크라이나 유니안통신에 따르면 코카콜라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새해를 맞아 러시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VK에 신년축하 광고를 내보냈다가 전국적인 항의에 맞닥뜨렸다. 광고에 실은 러시아 지도에 우크라이나와 영토 분쟁을 겪고 있는 크림반도를 싣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코카콜라는 5일 크림반도를 지도에 덧붙인 광고(사진·검은 원 속 섬이 크림반도)를 다시 내고 사과문을 게재했다. 여기에는 일본과 영유권 갈등을 겪고 있는 쿠릴 열도를 비롯해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인근 칼리닌그라드 등 다른 지역도 포함됐다.
그러자 이번에는 크림반도 분쟁 상대국인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발끈했다. 크림반도는 2014년 3월 주민투표를 거쳐 러시아 영토에 병합됐으나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국제사회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 SNS 이용자들은 코카콜라의 조치에 항의해 트위터 등에서 #BanCocaCola(코카콜라 금지) 해시태그를 붙인 게시물을 올리며 불매 운동을 벌였다. 여기에 무스타파 네이엠 전 국회의원 등 우크라이나 정치인들까지 가세하면서 사태가 눈덩이처럼 커졌다. 주미 우크라이나대사관도 페이스북을 통해 “코카콜라의 행동은 크림반도에 대한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과 배치된다”면서 “즉각 실수를 정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입장이 곤란해진 코카콜라는 결국 해당 광고를 삭제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언론에 공식 사과 서한을 보내 “코카콜라는 어떤 정치적 입장에도 서지 않으며 국제법을 준수한다”고 밝혔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월드 화제] “지도에 크림반도 넣어? 말아?”… 코카콜라 ‘러-우크라’ 다툼에 봉변
입력 2016-01-07 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