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초등학생들 생각하면 미칠 지경” 울어버린 오바마

입력 2016-01-06 20:52

“초등학교 1학년생들···그 애들을 생각할 때마다 미칠 지경입니다.”

5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의 이스트룸. 총기 거래 규제를 위한 대통령 행정명령을 발표하던 버락 오바마(사진) 대통령이 말을 잇지 못했다. 맺힌 눈물을 손으로 훔쳐냈다. 총기 난사 희생자 유족들과 총기 규제 운동가들이 모인 자리였다.

오바마 대통령의 감정이 북받친 것은 연설 후반 그동안의 총기 난사 희생자들을 열거하면서부터. “블랙스버그와 산타바버라의 대학생, 콜럼바인 고교생, 뉴타운의 초등학교 1학년생들이 평화집회의 권리, 양도할 수 없는 생명과 자유, 행복 추구의 권리 등 (헌법이 부여한) 모든 권리를 총탄에 빼앗겼습니다.”

몇 초 후 어렵게 연설을 시작한 오바마 대통령은 “어느 누구도 총기가 사랑하는 아이들의 목숨을 빼앗아갈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다시 말을 멈췄다. 이미 눈물은 양쪽 뺨에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는 “우리는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총기 로비에 맞서야 한다. 우리는 주지사와 입법가들, 비즈니스맨들에게 우리 공동체를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나름의 역할을 할 것을 촉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CNN방송은 오바마 대통령이 공개리에 눈물을 쏟았다면서 대통령 취임 이후 감정이 가장 고조된 연설이었다고 평가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눈물샘을 직접적으로 자극한 것은 2012년 12월 14일 코네티컷주 뉴타운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인 것으로 보인다. 당시 20명의 1학년생들이 희생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17, 14세인 두 딸을 두고 있다.배병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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