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스타들, 따뜻한 나눔으로 새해맞이… ‘브랜뉴뮤직’ 소속 가수들 서울 백사마을서 연탄 봉사

입력 2016-01-06 20:53
라이머 브랜뉴뮤직 대표(가운데)가 6일 서울 노원구 중계로 백사마을에서 산이(왼쪽) 등 소속 아티스트들과 함께 연탄이 가득 실린 리어카를 끌고 있다. 전호광 인턴기자

한해 절기 중 가장 춥다는 ‘소한’ 아침인 6일 수은주가 영하 5도에서 출발했다. 버벌진트, 산이(San E), 범키 등 유명 힙합 가수들이 목장갑을 끼고 찬바람 도는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에 나타났다. 2시간 가까이 구슬땀을 흘리며 리어카와 지게로 연탄을 올리고 내렸다. 연탄을 배달하는 모습을 보던 공정순(82) 할머니는 “청년들이 이렇게 도와주니 너무 고맙네”라며 미소를 지었다.

힙합 레이블 브랜뉴뮤직(대표 라이머)은 시무식 대신 단체 봉사 활동으로 2016년을 시작했다. 브랜뉴뮤직 소속 아티스트를 포함한 전직원 50여명은 이날 오후 연탄은행이 있는 서울 노원구 중계로 백사마을에서 연탄을 나르는 봉사 활동을 했다. 건장한 청년들임에도 불구하고 가파른 비탈을 리어카로 오를 때 ‘헉헉’ 거렸다. 산이(31)는 “평소에도 봉사활동을 하러 다닌다. 봉사 후엔 뿌듯하고 즐거운 마음이 든다. 그런 마음으로 노래를 부르거나 곡을 쓰면 더 잘 되는 것 같다”며 웃었다. 브랜뉴뮤직 직원들은 “형, 지게가 잘 어울리는데” “연탄은행 직원 같다”고 품평하며 지루한 기색 없이 차근차근 배달했다. 브랜뉴뮤직의 ‘막내’ 격인 MC그리 김동현(18)군도 지게를 메고, 씩씩하게 연탄을 배달했다. 10가정에 200장씩 2000장을 배달했다. 나머지 3000장도 추가로 후원하기로 했다.

라이머(39·사랑의교회) 대표는 “그동안 브랜뉴뮤직이 팬들을 비롯해 많은 분들로부터 받은 사랑을 어떻게 되돌려 드려야 하나 고민을 하다가 지난해 시무식 때부터 봉사활동을 하게 됐다”며 “한 해를 나눔으로 시작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브랜뉴뮤직은 지난해 1월 서울역에서 노숙인 등에게 떡국을 나눠주는 봉사를 했다.

2011년 세워진 브랜뉴뮤직은 창립 초기부터 어려운 이웃을 위한 재능기부 활동을 해왔다. 2014년과 지난해 연이어 본보가 주최하는 소년소녀가정과 저소득층 가정 청소년 초청 캠프에서 공연을 했다. 지난해는 청소년에게 학용품을 전달하기도 했다. 캠프 관계자는 “브랜뉴뮤직이 참가하는 청소년들에게 선물에 이름을 붙여서 가져왔다. 우리도, 아이들도 크게 감동받았다”고 전했다.

브랜뉴뮤직은 2011년 설립 당시 소속 아티스트가 5명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25명, 매출은 20배가량 커졌다. 라이머 대표는 2014년 한류 힙합문화대상 기획제작부문 프로듀서상을 수상했다. 브랜뉴뮤직의 모토는 ‘아티스트, PD, 직원 모두가 행복한 회사와 음악’이라고 한다. 연탄은행 후원방법은 홈페이지(babsang.or.kr)나 전화(02-1577-9044)로 문의하면 된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