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을 앞두고 프로농구에선 세 명의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았다. 김승기 안양 KGC인삼공사 감독, 추승균 전주 KCC, 조동현(사진) kt 감독이다. 6일 경기를 끝으로 프로농구가 올스타 브레이크에 들어가는 가운데 이들 초보 감독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김 감독은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KGC를 맡았다. 지난해 4월 전창진 전 감독이 승부조작 사건에 휘말리며 감독대행으로 팀의 지휘봉을 잡았다. 하지만 10년간 코치를 하면서 쌓은 노하우로 선수들을 결집시켜 강팀으로 만들었다. 지난 시즌 8위였던 팀을 공동 4위까지 끌어올렸다. 찰스 로드가 지난달 갑작스런 여동생 사망으로 흔들리지 않았다면 더 높은 순위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KGC는 올 시즌 반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가장 높은 팀으로 손꼽히고 있다. 1위를 달리고 있는 ‘만수’ 유재학 울산 모비스 감독조차 “결국 정규리그 우승, 즉 챔피언결정전 진출은 KGC의 몫이 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구단도 이런 지도력을 인정해 새해 1월 1일부로 김 감독에게 대행 꼬리표를 떼 줬다.
추 감독도 지난 시즌 9위였던 팀 순위를 공동 4위로 올리는 지도력을 발휘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인 추 감독은 시즌 초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시즌 중반이 되면서 점차 안정을 되찾고 있다. 특히 형님 리더십으로 선수단을 잘 이끌고 있다. KCC는 하승진, 전태풍, 김태술 등 스타플레이어들이 많지만 서로 융화가 안돼 모래알 조직력이라는 비난을 함께 받았다. 하지만 추 감독이 이들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면서 팀 순위가 급격히 뛰어 올랐다.
반면 조 감독은 울상이다. 시즌 초 중위권을 유지했지만 지난달 충격의 7연패에 빠지며 사실상 6강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다. 최근 경기에선 경험 부족과 함께 스스로 무너지는 모습도 많이 보여주고 있다. 작전타임 때 선수들을 호되게 다룰 뿐 아니라 자존심을 건드리는 모습도 자주 눈에 띈다. 이에 kt 내부에선 조 감독과 선수들 간 불화설이 나돌고 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새내기 감독 3인방 엇갈린 행보
입력 2016-01-06 20: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