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LPGA 지난 시즌 7승·상금왕 이보미 새해 인터뷰] 日그린 평정 보미짱, ‘세계짱’ 도전합니다

입력 2016-01-06 20:57
“올해는 제 골프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한 해가 될 것 같아요.” 지난해 7승을 거두며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상금왕에 올랐던 이보미는 6일 서울 종로구의 한 중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2016년에도 팬들에게 사랑받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국민일보DB

지난해 일본 아사히신문이 보도한 ‘한국인 선호도 조사’에서 여자프로골퍼 이보미(28)가 프로야구 이대호(34)를 제치고 좋아하는 한국선수 1위로 꼽혔다. 이보미는 2015년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에서 무려 7승을 거두고 상금으로만 역대 남녀 통틀어 최다인 2억3039만엔(약 22억5000만원)을 벌어들였다. 최고의 한해를 만든 ‘보미짱’에게 일본 팬들은 국적을 떠나 뜨거운 갈채를 보냈다.

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보미는 “많은 분들이 도와준 덕분”이라며 자세를 한껏 낮췄다. 그러면서 “올해는 지난해 성적에 만족하지 않고 미국 메이저대회 우승과 올림픽 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전히 승리에 목말라 있었다.

이보미는 2010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상금왕에 오른 뒤 이듬해 일본으로 진출했다. 이따금 우승도 했지만 5년째인 지난해가 돼서야 일본 최고의 선수가 됐다.

비결은 퍼팅에 있었다. 국내에 있을 때부터 아이언샷이 좋기로 정평이 나 있었다. 7번 아이언 148야드, 8번 아이언 137야드를 친다는 그는 “양궁 표적처럼 누가 홀에 가까이 붙이느냐를 측정하면 어떤 선수에게도 지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지난해 일본투어 그린 적중률 1위(75.6%)도 이를 잘 입증한다. 게다가 지난해 갑자기 퍼트가 좋아지면서 그린 적중시 평균 퍼트수가 1.76으로 1위에 올랐다. 달라진 퍼팅 비결에 대해 “아무 생각 없이 2초 안에 치는 것”이라고 했다.

“과거에는 어드레스 후 생각이 많았어요. 그래서 지난해부터 어드레스한 뒤 홀을 한번 쳐다보고 2초 안에 스트로크하는 방법으로 바꾼 뒤 퍼트수가 나도 모르게 확 줄어들었어요.”

10분간 10∼20보 거리의 롱퍼트 연습을 매일 한 것도 거리감을 익히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올해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출전에 대해선 “아직 제 앞에는 세계랭킹이 앞서는 한국선수가 7명이나 있다”면서 “그들을 앞서기 위해 포인트가 많은 대회에 주력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현재 세계랭킹 15위인 이보미는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7월11일자 세계랭킹을 끌어올리기 위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인 혼다 타일랜드 대회와 메이저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 US여자오픈에 출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15일 떠나는 미국 전지훈련에 처음으로 체력 트레이너를 대동키로 했다.

그는 “이제 제 나이도 서른을 바라보고 있어 체력 훈련이 필요함을 절감하고 있다”면서 “체중이동이 적은 제 스윙 특성상 하체 근육이 흔들리면 안 되기 때문에 밸런스 훈련을 많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혼을 생각할 나이가 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특유의 깔깔 웃음을 터트린 뒤 “나이로 봐서 올해는 제 골프인생에 가장 중요한 한 해일 것 같다”며 “아직은 골프가 더 좋다. 결혼은 선수로서 최선을 다한 뒤 생각해볼 문제”라고 말했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