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의 유래는 우리가 입는 옷인 ‘스웨터(sweater)’다. 스웨터는 직역하면 몸에서 땀이 나게 한다는 뜻이다. 또 다른 의미는 도매상에서 옷 주문을 받아 이를 노동자에게 다시 맡기는 사람을 지칭한다. 산업혁명 후 이들 스웨터는 하도급 노동자들에게 긴 시간의 작업을 강요했다. 임금은 굶어 죽지 않을 정도만 줬다. 노동자로부터 짜낼 수 있는 것은 모두 짜내는 것으로 악명이 높았다. 노동자의 참담함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대중적 운동이 1896년 호주 멜버른에서 시작됐고, 그 결과 ‘자본주의의 도덕적 안전장치’ 차원에서 최저임금 법안이 처음 마련됐다. 이는 뉴질랜드와 미국, 영국으로 전파됐고 1928년에는 최저임금에 관한 국제협약이 채택됐다. 이상헌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차장 정책특보의 책 ‘우리는 조금 불편해져야 한다’에 소개된 내용이다.
최저임금은 현재 전 세계 국가의 90% 정도에 도입됐으며 우리나라는 1986년 최저임금법이 제정된 후 88년 1월부터 시행됐다. 2016년 최저임금은 작년에 비해 8.1% 오른 시급 6030원이다.
최저임금은 보편적이지만 늘 논쟁적이다. 경제학자들은 첨예하게 맞붙는다. 런던 정경대 알란 매닝 교수는 ‘시장 실패를 교정하는 효과’라고 지지한 반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제임스 뷰캐넌 교수는 최저임금 옹호자들에 대해 ‘창녀무리’라는 극언을 했다. 소득(임금)주도 성장론과 고용·투자 감소론이 대립하는 것이다.
새해 초가 되면 오른 최저임금을 적용하지 않으려고 경비원의 무급 휴게시간을 꼼수로 늘린 아파트 입주민들을 고발하는 기사가 간혹 보도된다. 올해도 약 500원 인상된 시급을 안 주려고 제대로 쓸 수도 없는 휴게시간을 연장한 입주민들의 처사가 논란을 빚었다. 밤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6시 사이 5시간이던 휴게시간을 5.9시간으로 늘린 것이다. 빛에는 그림자가 있는 법이라지만 최저임금의 그늘은 너무 짙다.
정진영 논설위원 jyjung@kmib.co.kr
[한마당-정진영] 아파트 경비원 휴게시간 꼼수 연장
입력 2016-01-06 17: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