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들의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은 바로 책입니다.”
군 복무 중인 장병이 편안히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인 ‘독서카페’를 기증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 육군은 6일 군부대에서 운영 중인 독서카페는 모두 102개에 달하며 22개는 공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독서카페 대부분은 민간인이 기증한 것이다. 독서카페는 컨테이너에 책과 서가, 의자, 냉난방 시설을 갖춰 장병이 일과를 마치고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으로, 설치하는 데 약 1000만원이 든다.
3공수여단 출신으로, 미국에서 막노동으로 시작해 정보기술(IT) 기업 성공신화를 일군 김윤종(68) 꿈·희망·미래재단 이사장은 지난해 전방 부대 6곳에 독서카페를 기증했다. 김 이사장은 자신의 성공신화를 장병들에게 전하는 것도 열심히 하고 있다. 7사단에 독서카페를 기증한 전년삼(61) ㈜스카이타운 회장은 부사관 출신으로 33년간의 군 복무 후 기업가로 성공한 사람이다. 전 회장은 “마음의 고향과 같은 7사단 후배들에게 ‘독서를 통한 인생의 전환’이라는 선물을 주고 싶어 독서카페를 기증했다”고 말했다.
22사단 출신 정진혁(28) 예비역 병장은 과거 아르바이트로 번 돈과 현역 시절 모은 봉급을 합한 200만원에 부친인 정진영 ㈜이디플랜 회장의 성금을 보태 독서카페를 기증했다. 같은 22사단에 근무했던 오승훈(57) ㈜세봉 사장은 독서카페를 기증한 다음 지인인 기업인 2명을 독서카페 기증 릴레이에 동참시켰다.
독서카페는 병영 문화를 개선하는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육군에 따르면 2사단 금성대대는 독서카페 설치 이후 한 해 1∼2권의 책을 읽던 장병들이 월평균 2권을 읽게 됐다. 이 부대의 검정고시 합격자는 2.3배 늘었고 징계 인원은 15% 감소했다. 장준규 육군참모총장도 지난 1일 육군 웹사이트에 올린 새해 인사에서 “이등병들이 선임병들을 의식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책을 읽을 수 있는 풍토가 서서히 조성되고 있다”며 “이런 부대에서는 병영 부조리가 있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군 부대 ‘독서 카페’ 기증 줄 잇는다… “마음의 양식 얻고 병영 부조리도 사라졌어요”
입력 2016-01-06 20:43